일본 야구를 누구보다 잘 아는 선동열 감독은 이대호를 바라보는 시선이 남다르다. 무엇보다 믿고 기다려 줄 수 있는 팀을 선택한 것에 큰 의미를 뒀다. 한국무대를 넘어 일본에서도 전설적인 활약을 펼쳤던 투수 선동열. 이제는 감독이 된 그가 후배 이대호의 최근 활약에 대해 진솔한 평가를 내렸다.
17일 넥센과의 경기를 위해 목동구장을 찾은 KIA의 선동열 감독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자신의 선수시절 일본 적응기를 떠올리며 후배 이대호의 근황을 물었다. 이대호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당당히 오릭스의 4번 타자가 됐지만 장타가 나오고 있지 않아 다소 기복을 보이고 있다. 모두가 기다리고 있지만 특유의 호쾌한 홈런포는 아직이다. 여기에 언론까지 가세하면서 '조급증'에 시달리는 듯한 분위기.
그러나 선동열 감독은 이대호의 최근 상황을 두고 인내의 미덕을 강조했다. 선 감독은 "오릭스는 그래도 믿고 기다려 줄 수 있는 팀이다. 성적에 따라 많은 것이 영향을 받기는 하겠지만 오릭스는 요미우리 같은 팀과는 다르다. 요미우리로 갔으면 어떡할뻔 했나"며 쓴웃음을 지었다.
자신의 선수시절을 떠올리며 일본 야구계에서 요미우리가 가진 엄청난 존재감을 지적한 선동열 감독은 "지금이야 당장 홈런이 안 나오면 답답할 수 있겠지만 시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대호가 요미우리 같은 팀에 갔다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요미우리는 같은 일본 야구계라도 레벨이 다른 팀이기 때문에 오릭스처럼 믿고, 기다리는 분위기가 있을 수 없다. 기다리는 타격이 안 나오면 바로 끝이다. 외국인 선수라면 부담감은 더할 수 있다. 심지어 팀에서 가만히 있어도 언론에서 '왜 요미우리의 4번 타자가 아직도 홈런이 나오지 않느냐'며 선수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 강조하기도.
그러나 선배 선동열 감독의 조언과 달리 이대호의 장타를 기다리는 분위기는 상당하다. 최근에는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이대호가 '홈런은 언제쯤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가'라는 질문에 짜증석인 반응을 보였다는 민감한 기사까지 나온 바 있다. 선동열 감독 역시 인터뷰 말미 "시즌 초반이라 아직 그 정도 단계는 아니겠지만 오릭스의 오카다 감독도 성적이 받쳐주지 않으면 상당한 압박을 받을 수 있다"며 한계상황이 오기 전에 외국인 선수인 이대호 역시 활약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은 명확히 했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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