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학자인 경북대 남권희 교수는 이날 공개회에서 다보성미술관 소장 고활자 100여 점 중 명(明)·소(所)·어(於)·보(菩)·선(善)·평(平)·방(方)·법(法)·아(我)·복(福)·불(不)·자(子)의 12글자가 13세기 초 고려에서 증도가(證道歌)라는 문헌을 찍어낼 때 사용한 글자임을 주장하는 연구성과를 발표했다.
남 교수는 이들 금속활자 12자가 이미 그 이전에 금속활자로 찍어내 유통되던 판본을 고려 고종 26년(1239) 목판본으로 복각(카피)한 증도가의 같은 글자와 대단히 흡사해 늦게 잡아도 13세기 초에 나온 현존 세계 최고 금속활자임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그는 이 금속활자가 목판본으로 복각되기 이전 통용된 '금속활자본 증도가'를 찍어내는 데 사용한 활자라는 뜻에서 '증도가자'(證道歌字)로 부를 것을 제안했다.
그렇지만 이날 공개회에서는 남 교수의 주장에 설득력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취지의 반문이 잇따랐다.
이에 남 교수는 "학계에서 먼저 검증하고 (그 성과를) 발표하는 게 순서지만 지난 5년간 혼자 연구해온 증도가자를 학계가 같이 연구하자는 뜻에서 공개하게 됐다"며 "나는 진본임을 확신하지만 지금부터가 시작이며 학계가 함께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금속활자 중 일부에 대해서는 비파괴 성분 분석이 실시됐다.
보존과학자인 이오희 한국전통문화학교 석좌교수는 "고려시대 금속활자로 볼 수 있는 것은 구리, 주석, 납이 주성분이고 철이 불순물로 검출된 데 비해 다른 금속활자에서는 이와 다른 성분이 검출됐다"면서 "기존 고려시대 금속활자라고 해 봐야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1점과 북한의 개성력사박물관 소장품 1점뿐이어서 보존과학적으로 비교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문제의 금속활자와 함께 금속활자본을 토대로 삼아 1239년에 목판본으로 번각(카피)한 증도가 1점도 공개됐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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