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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지나친 사생활 감시체제 논란

영국의 지나친 사생활 감시체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영국 전역에는 무려 420여만 대의 감시 카메라가 설치돼 구석 구석을 감시하고 있고, 방대한 데이터베이스(DB)는 국민들의 은밀한 사생활 정보를 수록하고 있으며, 정부는 시민의 삶에 침입할 수 있는 비상한 권한을 갖고 있다.

이는 영국 정부가 테러 및 범죄근절 대책의 일환으로 지난 2000년 입법한 '수사권한규제법'(RIPA)에 따른 것으로 이 법은 인터넷, 이메일, 전화통화 기록까지도 본인의 동의 없이 조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 영국에서는 쓰레기를 버리거나, 애완견의 배설물을 처리할 때, 심지어 자녀의 학교 입학원서를 쓸 때도 감시 당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도싯카운티의 풀시(市)에 살고 있는 제니 패튼(40)은 얼마 전 지방 교육 행정당국으로부터 자녀를 이웃 학교에 보내기 위해 주소를 위조한 혐의로 소환명령을 받았다.

조사 결과 어떤 불법도 없던 것으로 밝혀졌지만 그 과정에서 패튼은 지방정부가 지난해 자신의 3주간 전화 기록을 조회하고 자신과 자녀들의 행적을 미행해 온 사실을 알게 됐고 이 같은 감시활동이 적법한지 여부를 판단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현행법상 지방정부의 행동은 완전히 '합법'이다.

RIPA는 초기엔 경찰과 안보기관 등 소수 권력기구만이 본인 동의 없는 조회 등 특별권한을 갖도록 했지만, 점차 확대돼 지금은 모든 지방정부와 기관이 동일한 권한을 갖게 됐다. 지방정부는 이 법에 근거해 쓰레기 불법투기, 불법 복지수당 취득 등을 적발하고 있다.

'빅 브라더'를 연상시키는 영국의 감시체제는 국제 사회에서도 악명이 높다.

국제 인권기구인 '프라이버시 인터내셔널'은 2007년 보고서에서 영국을 개인 사생활 감시 부문에서 싱가포르와 함께 최하위 5개국 가운데 하나로 평가한 바 있다.

영국내에서도 국가의 사생활 침해에 대한 비판론이 만만치 않다.

패튼 같은 피해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영국 정부내에서 조차 정부가 개인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는 '보안국가' 출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켄 맥도널드 당시 영국 검찰총장은 "정부의 감시기술 발전이 미래세대가 감당할 수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며 "개인의 자유가 보안국가로 가려는 무리한 압력에 의해 꺾이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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