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버튼만 누르면 차량 번호가 감쪽같이 사라지는 차 번호판 가리개가 최근 유행처럼 팔리고 있습니다. 단속 카메라가 무용지물이 되는 것은 물론,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있습니다.
한상우 기자의 기동취재입니다.
<기자>
과속 단속 카메라가 설치돼 있는 구간입니다.
달리던 승용차 번호판이 갑자기 검게 변하면서 번호가 보이지 않습니다.
단속 구간을 지나자 다시 번호판이 나타납니다.
비밀은 검정색 번호판 가리개.
이 가리개를 번호판 앞에 설치한 뒤 운전자가 버튼만 누르면 까만 필름이 내려오거나 올라갑니다.
불법 주정차를 막기 위해 설치한 무인단속 카메라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단속 카메라가 위반 차량을 촬영해도 경찰이 번호를 알 수 없어 처벌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번호판을 감추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지만 자동차용품 판매점에서는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서울 장안동의 한 자동차 용품점은 올들어서만 1천 대 넘게 팔았다고 말합니다.
20만 원 가량을 내면 1시간만에 설치가 끝납니다.
[번호판 가리개 설치 업체 대표 : (과속 단속 카메라에는 안 걸린다는 말씀이죠?) 걸릴 수가 없죠. 번호판이 없는 데 무슨 수로 잡습니까.]
이 제품은 원래 차량 번호 노출을 꺼리는 운전자를 위해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만 작동하도록 만들어졌지만 판매점에서는 시동 감지 기능을 없애 단속 회피 장비로 팔고 있습니다.
[(번호판을) 가리고 주행하다 걸리면 문제가 되겠지만 이 제품을 장착한 것 자체는 떳떳하게 말씀하시면 됩니다.]
번호판을 가린 채 달리는 순간을 포착하지 않는 한 단속이 어려워 경찰도 속수무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