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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딸...공부하라고 해야돼, 말아야돼?

"딸한테 공부하라고 억지로 시키면 정말 안되는 거야?"

중학생이 받는 학업 스트레스가 고등학생을 추월했다는 뉴스가 나가자 중학생 딸을 가진 선배가 물어왔다.

"제가 안된다고 하면 안시키실거예요?" 라며 되물었다.

"그렇다고 어떻게 안시켜, 스트레스 안 받게 공부시키는 방법 없나해서 그런거지"


인간에게는 나이에 맞는 발달단계가 있다.

'융', '프로이트' 할아버지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저절로 알게 된다.

8개월엔 고개를 가누고,돌엔 걸음마를 하고, 3살 땐 세발 자전거를 탄다.

사춘기에 이르면 목소리가 변하고, 키가 급격히 크며, 2차 성징이 나타난다.

이런 육체적인 변화에 맞춰 정신적 변화도 동반된다.

나와 남을 구분하고, 부모와 부모 아닌 사람을 구분하게 되며, 유치원과 학교 생활을 통해 서서히 사회라는 개념을 체득한다. 부모와 가족, 선생님, 친구, 지나가다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영향을 주어, 나(我)라는 정체가 형성된다. 물론 영향력에는 차이가 있어 현재까지는 부모 factor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아(identity)가 형성되는 시기는 개인차가 있다. 비교적 이른 중학생시기에 형성되는 아이가 있는 반면, 20대를 넘기는 이도 있다.

꿈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가능한 방법을 모색하고, 그것을 다소 힘들더라도 추진해 나가는 일은 자아가 형성된 이후에 가능하다.

즉, 타인, 그 중에서도 영향력이 가장 큰 부모의 맘에 들기 위해서라는 차원을 넘어 스스로 동기 부여가 되려면 자아형성이라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자아형성이전을 극단적으로 말하면, 부모의 관심이 가장 주가 되는 시기라고 말할 수 있다.

부모의 '공부잘하는 아이' 바램은 아이에게도 가장 큰 목표가 된다.

자아형성이 덜 된 어린나이일수록 강도는 더 크다.

하지만, 공부가  재밌지 않은 그리고 다소 힘든 아이는 부모의 바램사이에서 갈등한다.

부모의 바램이 커지면, 갈등도 커진다. 이것이 스트레스다.


그렇다면,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해주어 동기부여를 빨리 해주는게 방법일게다.

하지만, 이는 자아형성이 이루어져야 가능한 일이고, 자아형성과정을 촉진 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기사에 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말로 마무리 할까 한다.

"어린 나무가 빨리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나치게 많은 거름을 주면, 오히려 그 뿌리가 썩게 되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올해 서울대 합격자 중 특목고 출신은 599명, 지난해보다 10%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그 숫자뒤엔 수천명의 중학생들이 멍들어 가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따뜻한 감성의 의학전문기자' 조동찬 기자는 의사의 길을 뒤로 한 채 2008년부터 기자로 전문언론인에 도전하고 있는 SBS 보도국의 새식구입니다. 언론계에서 찾기 힘든 의대 출신으로 신경외과 전문의까지 마친 그가 보여줄 알찬 의학정보와 병원의 숨겨진 세계를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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