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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손'이 당신을 안거나 툭 칠 때...

▲ 지난해 8월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대회에서 오바마 당시 대선후보가 직전 대선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존 케리 상원의원의 어깨를 툭 치며 인사하는 사진입니다. 폴리티코에 실렸습니다.

한겨울답지 않게 포근했던 워싱턴 날씨가 오후가 되면서 갑자기 추워졌습니다. 싸락눈이 내리는 듯 합니다. 내일부터 모레까지는 눈이 또 온다고 합니다. 그래도 오는 봄을 막을 수는 없겠지요.

지난 일요일 시내에 나갔다가 정치전문지인 폴리티코 (무료입니다)를 갖고 들어왔습니다. 1면에 오바마의 터치라는 기사가 눈에 띄여서입니다. 대통령의 손이 갖는 힘이라는 부제도 달려 있습니다. 긴 기사였지만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나름 재미가 있었습니다. 기사 내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조 리버만 상원의원도 느꼈고 배관공 조도 느꼈던 그 것, 바로 오바마의 터치다. 이두박근을 꽉 잡거나 등을 두드리는 것은 이 총사령관이 뭔가 불만이 있다는 신호다. 오바마는 상대에게 손으로 신호를 보내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좋아한다.  조 바이든 부통령이 대표적인 예다.지지난 주 바이든 부통령이 대법원장 존 로버트의 대통령 선서때의 실수를 화제로 농담을 하자 오바마는 그 즉시 바이든 부통령의 등을 손으로 툭 쳤다. 전직 FBI의 비언어 분석 전문가는 대통령이 부통령을 질책했으며 부통령은 즉시 그 것을 알아차리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했다고 평했다. 바이든의 예처럼 오바마의 터치는 그 자체가 메시지다.

그러나 다른 경우에는, 대선때 담당기자들이 잘 알게 됐지만, 자신의 말을 강조하는데도 사용된다.  지지난주 청와대 기자회견에서 대답하기 싫었던 기자의 질문에(폴리티코 기자였다고 합니다) 대통령은 직설적으로 힐난하는 한편 특유의 어깨치기로 자신의 불편한 마음을 강하게 전했다.

하지만 오바마가 분명히 화가 났을 때도 그의 제스처는 공격적이기보다는 상대를 달래는 것처럼 보인다.

FBI 비언어 분석 전문가는 오바마가 주먹을 꽉 지거나 손가락질하는 것을 누구도 보지 못했음을 지적한다.

대선기간 오바마를 따라다녔던 작가는 그의 제스처가 두가지 목적 -그의 불쾌함을 표현하는 동시에 상대에게 당신이 틀렸다고 강조하는-을 갖고 있는 것처럼 느꼈다고 했다.

지난해 6월 오바마가 필라델피아를 방문했을 때 한 남자가 그와 사진을 찍기 위해 너무 가깝게 다가와서 신체적 위협을 가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을 때 오바마는 뒤로 물러나거나 밀치는 대신에 잠시 그의 팔을 잡고 서서 사진을 찍기 위해 서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담당기자들은 전했다.  오바마의 이런 제스처는 '나 여기서 당신의 말을 듣고 있으니 염려마시오'라며 상대를 달래는 방식이라고 행동분석가는 맥신 루실필은 말한다. FBI 비언어 전문가인 나바로는 이 말에 동의하면서 당신이 누군가를 가볍게 터치하면 상대는 당신을 더 친절하게 생각한다. 식당에서 종업원들이 당신을 터치하면 그들은 더 많은 팁을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오바마의 터치는 강한 터치로 악명높았던 존슨 전 대통령보다는 덜하지만 전임자인 부시 대통령- 당선자 시절 오바마 부부가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오바마가 부시를 안내하는 듯 감싸안아 그것으로 인해 상처를 받았던-보다는 더한 편이다.그 장면을 본 일부 사람들은 오바마가 부시의 권위를 침해하는 것으로 생각해 상처를 받았겠지만 그 장면이 그렇게 충격적인 것은 아니다. 이미 2005년에 첫 상원의원이 돼서 백악관 상원의원 환영 모임에 참석했던 오바마는 자기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자신의 팔로 부시를 감싸안아 백악관 경호원들을 무력화 시켰던 적도 있다.

상대에게 뭔가를 깨우치게 하려는 듯한 오바마의 터치는 그의 웅변 못지 않은 많은 뜻을 담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배관공 조를 만났을 때다. 오바마의 경제정책으로 자신의 회사가 더 많은 세금을 더 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조의 질문에 대답을 하고 있을 때 그가 자꾸 끼어들자 오바마는 부드럽게 그의 어깨를 툭 치면서 "당신의 질문에 대답하고 싶소" 하며 조를 진정시켰다. 그 때 그의 제스처는 '내가 말할 때 끼어들지 말고 내 말을 잘 들어봐, 친구'라는 말 그 자체였다. 하지만 때로는 그 터치의 의미가 전혀 미묘하지 않을 때도 있다.

지난해 6월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조 리버만 의원이 오바마가 이란에 대해 지나치게 온건하다고 비난했을 때다. 그 날 오후 둘이 상원회의장안에서 만나게 됐는데 오바마는 한 손으로는 리버만의 어깨를 툭 치면서 그와 악수를 하더니 그를 그냥 가게 하지 않고 그의 손을 잡은 채로 회의장 구석으로 가서 그와 토론을 계속했다. 이 대화는 보도된 것처럼 대단히 길었고 고무적이었는데, 만약 대화로 문제를 푸는 데 실패했다면 아마도 오바마의 팔은 리버만 상원의원을 터치했을 것이다."

좀 길었나요? ^^그래도 대통령의 몸짓 조차 가볍게 보지 않고 전문가까지 동원해서 분석하는 성의가 대단해 보입니다.

우리 대통령들은 어떤 것 같습니까?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은 워낙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인지 저나 측근과 악수할 때도 벌써 다음 사람에게 시선이 가있는 경우가 꽤 많았습니다. 그래도 사석에서 만난 중요한 사람들에게는 손을 꼭 잡는다거나 어깨를 치면서 "나는 000동지가 정말 필요해."하며 상대에게 강한 무게감을 느끼도록 했다고 하네요.

노무현 전 대통령은 기자든, 정치인들을 대할 때 겸손해 보였습니다. 악수를 할 때도 고개를 간단히 숙이는 게 습관처럼 돼 있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친화력이 대단해 보였습니다. 처음 만난 기자에게도 활짝 웃으며 악수와 이두박근 치기를 동시에 하는 게 스스럼 없어 보였습니다.

비록 대통령이 되는 데 실패했지만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오른손으로 악수만 하는 경향이 있고요, 정동영 민주당 고문은 악수와 동시에 이두박근 꽉 잡기가 특징입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악수와 어깨 치기,활짝 웃기가 기억나고요,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손짓고 환한 미소가 떠오르는 군요. 박근혜 대표는 정치권에 입문할 때부터 봤는데 악수하며 인사하는 겸손한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대권 주자 반열에 오른 뒤로는 아무래도 접근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또 누가 있을까요??? 어쨌든 우리나라에서도 대통령의 제스처에 담긴 뜻을 제대로 분석하는 기사가 나올 때가 되지 않았을까요? 

      

 

▲ 위 사진의 링크는 폴리티코 인터넷판에 담긴 동영상인데요, 처음 장면은 폴리티코 기자와 얘기하는 모습이고 세번째는 배관공 조와, 그리고 그 다음 긴 장면은 바로 기사의 마지막 부분인 조리버만 상원의원과의 회의장 안 모습입니다.마지막은 부시 전 대통령에 대한 터치 입니다.

기사를 읽고 다시 보시면 고개가 끄덕여질 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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