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진이 대형건설 발주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의 핵심 관계자인 홍경태(53) 전 청와대 총무행정관은 29일 "도피할 이유도 없고 숨길 것도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를 방문 중인 홍씨는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경찰에서 도피성 출국이라는 식으로 우기고 있는데 아내와 오래 전에 계획한 일정이었다"며 "일정 관계가 끝나면 경찰에 출석해 조사에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수사로 의혹이 불거진 뒤 홍씨가 언론에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씨는 지난 23일 오후 6시 20분 인천공항을 통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출국해 현재 말레이시아에 머물고 있지만 정확한 소재지를 밝히는 것은 꺼렸다.
경찰은 홍씨가 거듭된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체포영장을 신청해 발부받았고 뒤늦게 출국한 사실이 밝혀져 입국시 통보 조치를 내렸다고 밝힌 바 있다.
홍씨는 이에 대해 "지난 21일 강남경찰서에서 출석통보를 받았는데 협력하겠다고 밝히고 조사일정을 협의했다"며 경찰에 거짓 약속을 잡아두고 떠났다는 '도피성 출국'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이후 경찰이 소환에 응하지 않으면 공개수사하겠다고 형법상 금지된 피의사실공표로 나를 협박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홍씨는 출국 이유에 대해 "지인과 친구 등 만날 사람들이 말레이시아에 있다. 올해도 두 차례나 여기에 머문 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혹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언론에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수사를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경찰의 일방적인 주장이 보도되면서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며 "여러 언론사에 신중한 보도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홍씨는 자신이 받고 있는 혐의에 대해서는 "아직 혐의사실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어 할 말이 없다. 들어가서 조사를 받겠다"고만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정확한 귀국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홍씨는 국유재산을 관리하는 총무행정관으로서 2006년 한국토지공사가 발주하는 영덕-오산간 도로공사(공사비 1천661억원)를 대우건설이 수주하도록 브로커 서모(55.구속)씨를 통해 김모 전 토공 사장에게 청탁한 혐의(직권남용)를 받고 있다.
홍씨는 2005년 말 대우건설에서 발주하는 부산 신항만 공사 일부를 토목 전문건설사 S업체가 낙찰받도록 박모 전 대우건설 사장에게 부탁해주는 대가로 서씨로부터 5억원의 채무를 탕감받은 혐의(뇌물수수)도 받고 있다.
경찰은 홍씨가 입국하는 대로 체포영장을 집행한다는 방침을 이날 재차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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