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복지부가 제주도에서 추진 중인 내국인 영리병원을 반대하지 않고, 이를 다른 지역에 허용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의료 민영화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심영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건강연대 주최 토론회에서 보건복지가족부가 처음으로 내국인 영리병원을 허용할지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상영/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 : 제주도민이 전적으로 원한다면 저희들이 거기에 대해서는 더 이상 반대나 이런 입장 표시는 없고 일단 그대로 나가자.]
제주도에서 시행한 뒤 다른 지역으로 확대해가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상영/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 : 실시가 된다고 한다면 그에 대한 성과를 면밀히 분석을 하고 그리고 그것이 더 순기능이 있다고 한다면 그때에 다른 지역으로의 확대 여부를 검토하겠다.]
앞서 전재희 복지부 장관 내정자도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국인 영리병원의 제한적인 허용은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2년 전부터 외국 자본에 의한 영리병원 설립이 허용됐습니다. 이를 국내 자본도 가능하게 한다는 게 내국인 영리병원 허용입니다. 시민단체에서는 이를 의료민영화의 사전 단계로 보고 있습니다.
[김창보/시민건강증진연구소 소장 : 이윤을 쫓는 자본이 들어오면 소비자 중심이 안됩니다. 재벌 중심이 될 것입니다.]
이달 말쯤엔 제주도에서 내국인 영리병원 허용을 포함한 특별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할 예정이어서 논란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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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첫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토론회 제목은 <정부의 의료정책 : 의료선진화인가, 민영화인가>이었습니다.
의료선진화 쪽 진영에는 신상진 한나라당 의원(의사 출신, 의협 전 회장이기도 합니다.), 이기효 인제대 보건대학원장, 조재국 보건사회연구원 보건의료정책팀 선임연구원, 그리고 이상영 보건복지가족부 보건의료정책관이 참석했고요. 의료민영화 쪽엔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 강기정 민주당 의원, 박형근 제주대 의대 교수, 김창보 건강세상네트워크 시민건강증진연구소 소장이 나왔습니다.
건강연대 주최 토론회였기에 신영전 건강연대 정책위원장(한양대 의대 교수)이 좌장을 맡았고요.
하지만 제목이 웅변하듯, 사실 토론이 제대로 이뤄질 성 싶진 않았습니다. 지난번 글에 간단히 적었지만, 같은 정책이나 내용을 놓고 한쪽에선 선진화, 다른 쪽에선 민영화라고 주장하고 있는데다, 특히 '민영화'는 현재 상황에선 그 자체에 부정적인 뉘앙스가 가미돼 있기에, 사실 토론을 위한 기본적인 합의, <용어의 정의>도 이뤄지지 않은 겁니다.
또 의료 선진화 쪽에서는 각각의 정책에 대한 순기능을 강조하고 있고, 하나하나만 놓고보면, 그리고 그 하나가 전망처럼 잘만 이뤄지면 별 문제가 없을 것들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습니다. 반면 의료 민영화 쪽에서는 각각 정책의 역기능을 우려하고 있고, 개별 정책이 불러올 악영향이 더해지면 도래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논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민영화 쪽에선 선진화 편이 "거짓말한다"고 주장하고, 선진화 편은 민영화 쪽이 "비약에 과장이다"라고 반박하는 국면이지요.
△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입니다. 7월 10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토론이 시작됐고, 토론 내용은 예상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복지부 이상영 국장의 발언이 다소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국장 말마따나, 제주 내국인 영리병원 허용에 대한 복지부 입장을 처음 밝혔기 때문이죠. (이 부분을 뽑아 쓴 기사가 위에 있습니다.)
물론 원론적인 얘기였습니다. 게다가 복지부엔 제주도에 내국인 영리병원이 들어서는 것에 대한 아무런 권한이 없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달말에 <제주특별자치도 제3단계 제도개선안>에 따라, 제주특별자치도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할 계획인데, 여기에 내국인 영리병원 허용을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면 국회에서 논의되겠죠. 그렇기에 이 국장도 여기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고 해도, 원론적인 얘기밖에 할 수 없는 겁니다.
"도민이 원한다면 우리가 반대하지 않겠다"
"시행한 뒤에 평가해봐서 잘 되고 순기능이 크면 다른 지역 확대도 검토하겠다"
사실 당연한 얘긴데요, 그런 면에서는 이 국장의 발언이 '이해'갑니다. 그러나 기사에는 빠졌습니다만, 용어에 대한 합의도 되지 않아 토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이런 소모적인 논쟁을 그쳤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이 국장이나, 신상진 의원의 발언은 이해하기 힘듭니다.
그런 발언에서 제가 받은 느낌은 "이게 토론을 할 만한 꺼리도 안된다고 보지만, 토론하자는데 거부하면 문제되니까 일단 토론에는 임하자", 이런 것이었으니까요. 복지부는 이전에도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에 대해 반박자료를 내면서 "이런 소모적인 이념논쟁은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념논쟁은 맞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소모적이기만 한 건 아니라고 봅니다. 같은 사안을 '의료선진화'와 '의료민영화'로 각기 규정하는 건 제각기 지닌 이념 탓이죠. 요즘 흔한 말로, 틀린 게 아니고 다른 거니까요.)
그렇다고 시민단체의 주장도 몽땅 옳기만 한 건 아니죠. 토론을 하자고는 하지만, 공세적인 성격이 강한 나머지, 정말 최소한의 합의를 이뤄가기 위한 토론의 자세를 보여주고 있진 않은 것 같아요.
2시간 반 정도 진행된 첫 토론은 그렇게 마감됐고, 이후에도 토론은 계속되겠습니다만, 아무래도 이 문제는 상황 논리에 많이 좌우될 것 같다는 씁쓸한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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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긴 해도 정작 토론내용에 대한 얘기는 별로 없네요.^^ 영리병원 문제로 집중해 다음 글에서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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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2003년에 SBS에 입사한 심영구 기자는 사회1부 보건복지부 출입기자로 맹활약하고 있습니다. '참 넓고 깊고 복잡하고 중요한 분야'라면서 건강하게 오래사는데 도움이 되는 기사를 써보겠다고 합니다. 사내커플로 결혼한 심 기자는 부부가 방송 기자로 활약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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