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마을 ‘돼지 사건’ 전말
아, 기사로 보셨어요? 글쎄요.. 작년 돼지는 좀 컸는데 올해는 어떨지 모르겠어요. 매해 60∼80만 원은 나갔던 것 같긴 한데.
돼지 뱃속에 지폐랑 손때 묻은 동전, 아이들이 상으로 받은 문화상품권이 많아요. 매해 이런 돼지저금통을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한 게 벌써 11년 째네요. 사실 이렇게 된 데엔 전설 같은 사건이 있어요.
우리 동네엔 형편이 어려워 학원 다니기 힘든 친구들이 많아요. 그 아이들을 보살피고, 함께 공부도 하는 곳이 우리 땅끝지역아동센터예요. 저도 초등학생 때부터 이 센터를 집처럼 의지했죠.
그 사건이 일어난 건 제가 중학생 때.
센터 근처 작은 문방구 집 할아버지, 할머니가 매일 점심비를 아껴 모은 돈을 센터에 기부하셨어요. 애들 치킨 사 먹으라고.. 얼마나 감사하고 울컥했는지 몰라요. 이 분들만이 아니죠.
“인근 땅 500여 평을 매입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주세요.” 센터 건물이 매각돼 아이들 40여 명이 꼼짝없이 거리에 내몰릴 뻔한 적이 있었거든요. 이 소식을 듣고 한 여성분이 찾아오셨는데
알고 보니 그분이 배우 문근영 씨 어머니셨어요. 그분의 남모를 선행 덕에 우리 센터는 도서관, 컴퓨터실, 목욕탕도 있는 근사한 곳으로 다시 태어났죠.
센터를 지킨 고마운 손길들 덕에 아이들은 나눔의 힘을 배웠습니다. 그렇게 11년째 돼지 저금통 기부가 시작됐죠. 꿈도 없고 뭘 해야 할지 몰랐던 제겐 저처럼 꿈이 없는 친구들한테 꿈을 심어주고 싶다는 목표도 생겼습니다.
그래서 사회복지사가 되어 바로 이곳, 땅끝지역아동센터로 돌아왔습니다. 누군가에겐 오기 싫은 촌동네겠지만 전 제가 자란 곳에서 배운 걸 나누고 싶었거든요. 최근엔 아이들이랑 광고 모델도 했어요.
우리 센터 이야기에 영감을 받은 현대자동차그룹이 자동차를 선물해 줬거든요. 저희처럼 자동차가 필요한 지역아동센터에 자동차를 주는 ‘우리동네 기프트카’캠페인이에요.
우리 동네엔 부모님이 늦게까지 어업을 하셔서 어두워질 때까지 센터에 있다가 집에 가는 친구들이 많아요. 차가 한 대밖에 없어서 집에 데려다주는 게 늘 힘들었는데 앞으로는 훨씬 편해질 것 같아요.
예쁜 차 선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량기 차 타고 어딜 가든 선물처럼 기분 좋을 것 같아요 - 은희 아이들의 신난 모습에 저도 덩달아 신이 납니다. 교사로서 올해 제 꿈이요?
아이들이 키와 몸무게만 느는 게 아니라, 마음이 자라도록 돕는 거요. 지금처럼 나눔의 기쁨을 알고 실천하는 넉넉한 마음을 갖도록. 그럼 내년 이맘때도 배가 빵빵한 열두 번째 돼지가 나오지 않을까요? ㅎㅎ ※ 땅끝지역아동센터 교사 최연혁(27) 님과의 인터뷰를 재구성한 1인칭 카드뉴스입니다.
“방과 후 돌봄과 아동복지를 위한 공간, 지역아동센터에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 특히 땅끝지역아동센터는 도움을 받은 아이가 교사로 돌아온 사연이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 현대자동차그룹 기프트카 시즌9 캠페인 담당자 스브스뉴스와 현대자동차그룹은 아이들의 꿈을 응원합니다. 직접 아이들에게 힘을 보태고 싶은 분은 캠페인 웹사이트를 방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