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멸망할까 봐 잠을 못 잔다
아무도 없는 거실, 한 초등학생이 냉장고에서 과일을 몰래 꺼냅니다.
아이는 꺼낸 과일의 크기를 잽니다.
그리고 거실 바닥에 깔아 놓습니다.
아이는 과일로 행성 크기를 표현한 겁니다.
아이에게 과일은 행성, 그리고 거실은 우주입니다.
과일만을 이용해서 우주를 만든 이 아이는 7살 우주영재 황혜규 입니다.
“미국에 있는 A 사이트에서 직구를 했어요. ㅎㅎ.” 혜규는 우주가 좋습니다. 우주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태양계가 담긴 가방을 메고 다닙니다.
“우주를 세 살 때부터 좋아했어요. 제 인생의 반 이상 동안 좋아한 거죠.”
혜규는 매일 아침 일어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습니다. 자는 동안 변한 우주 모형의 궤도를 맞추는 작업입니다.
혜규의 일기장은 우주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NASA에 가려면?영어 잘해야 하거든요. NASA에서 사람들이랑?이야기하려면 영어도 잘해야 하고 그러니까 영어 공부하고 있어요.” 혜규의 꿈은 나사에서 일하는 겁니다. 그래서 영어공부도 혼자서 열심히 합니다
혜규의 영어실력은 영어로 된 우주 영화를 자막 없이 볼 정도입니다.
이런 혜규에게 큰 걱정거리가 하나 있습니다. 지구가 소행성과 충돌해 멸망할 수도 있다는 걱정입니다.
“실제로 1908년에 시베리아 지역에 소행성이 충돌했는데 이 위력이 히로시마 원자폭탄이 185개 폭발하는 위력이었다고 해요.”
그래서 혜규는 매일 소행성 충돌과 관련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수십 년 후에는 결혼도 해야 하고 애도 키워야 하고 회사도 다녀야 해서 피난을 갈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혜규를 안심시켜 주는 전문가는 이런 혜규가 귀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합니다.
“우리 지구에 위협적인 일이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런 일이 일어나려면 수 억 년이 필요해요.” -조중현 박사(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장)
혜규는 우리가 이미 소행성 충돌을 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비로소 마음이 놓입니다.
“행성들은 다양한 특징을 가지고 있고 저마다 환경도 달라서 재밌어요. 그래서 계속 공부하게 되고 점점 깊이 빠지는 거 같아요.” 만약에 지구가 소행성과 충돌하는 날이 와도 문제 없을 것 같습니다. 우주를 사랑하는 소년 혜규가 있으니깐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