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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그알' 7kg 미라가 된 가을이…아이 죽음으로 내몬 어른들 '정체 추적'

그알
가을이를 미라로 만든 것은 누구인가

10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에서는 '살아서 미라가 된 가을이 - 누가 비극 속 진짜 악역인가?'라는 부제로 참혹하게 죽어간 가을이 사건을 조명했다.

지난 2022년 12월, 작은 아이를 안고 한 여성이 응급실에 도착했다. 여성이 데려온 아이는 곧바로 집중치료실로 옮겨졌지만 아이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가을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의 모습은 모든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다섯 살 가을이는 또래 평균보다 훨씬 작은 키에 체중도 평균보다 10kg이 적은 7kg로 마치 미라 같은 모습이었던 것. 또한 아이는 두개골 골절과 뇌출혈이 발견되었고, 갈비뼈가 부러졌다 붙은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의료진은 아이의 몸에서 학대를 의심했고 이를 신고했다. 그리고 경찰은 친모 이 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친모 이 씨는 가을의 사망 당일 과자를 몰래 먹은 것을 훈육하다가 아이가 쓰러졌고, 그 과정에서 침대 프레임에 머리를 부딪혔다고 했다. 또한 이 씨는 수사를 통해 가을이에 대한 학대와 방임과 관련해 진술했고, 사건은 그렇게 마무리되는 것처럼 보였다.

방송에서 제작진은 고민 끝에 가을이의 사망 당시 충격적인 모습을 공개했다. 그리고 이를 본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충격으로 사진을 제대로 바라보지도 못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건 용서가 안 돼요. 이건 그 누구도 용서해선 안 돼요"라며 눈물을 흘려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사망 당시 가을이는 엄마와 둘이 부산에서 살고 있었다. 전 남편의 가정 폭력과 아동학대로 가을이와 가출한 이 씨는 식단 채팅방에서 알게 된 최수빈을 동경했고, 자신의 집으로 오라는 최 씨의 호의에 연고 하나 없는 부산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가을이 모녀는 최 씨 가족들과 함께 최 씨의 집에서 살았다. 또한 이웃들은 이들을 이상한 조합이라 여겼다.

이 씨는 최 씨의 집에서 살며 일을 시작했고, 일을 하기 위해 집을 비우면 최 씨가 가을이를 돌보았다.

그리고 가을이는 사망 6개월 전부터 분유탄 물에 밥을 조금 만 것으로 끼니를 때웠고, 이는 숨만 겨우 쉴 수 있는 정도의 에너지원이었다. 그렇게 가을이는 죽기 전까지 굶주림에 시달렸다.

사망 당일에도 일을 끝내고 새벽 4시에 돌아온 이 씨는 아이를 혼냈고, 머리가 다친 아이를 그냥 재웠다. 그리고 사망 1시간 반이 지난 후 병원에 데려왔다.

그리고 가을이 사망하던 당시 함께 집에 있던 최 씨는 평소 이 씨 때문에 가을이 양육에 관여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사망 당일에는 이 씨가 혼을 내는 가을이의 자존감을 지켜주기 위해 방을 나갔고 이후 아이의 상태가 악화되어 병원으로 데려가라고 했다는 것. 또한 사망 당일 남편에게 집안에서 있던 일을 메시지로 보냈고, 남편이 이른 귀가를 한 후 이 씨에게 가을이를 병원에 데려가도록 함께 설득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씨는 최 씨의 무고함을 주장하며 사건과 무관하다고 했다.

그런데 취재 중 여성인권지원센터의 소장은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했다. 이 씨가 부산으로 온 8개월 후부터 본격적으로 성매매를 했는데 최 씨가 이 씨의 휴대폰에 앱을 깔아주고 성매매를 할 사람을 물색하는 등 이 씨를 성착취했다는 것.

또한 이 씨가 1년 반 동안 성매매로 벌어들인 1억 2천만 원이라는 돈을 갈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씨가 최소 1년 6개월간 최소 1574회 성매매를 했고 최소 1억 3천75만 원의 수익이 난 것으로 확인했다. 가을이 사망한 날에도 이 씨는 4회의 성매매를 했으며 평균 하루 3, 4회 성매매를 한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는 일상생활을 하지 못할 정도의 빈도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이 씨는 성매매를 마치고 귀가하면 밀린 집안일을 최 씨의 두 아들까지 챙겨야 했고, 성매매로 번 돈을 최 씨의 계좌에 입금한 뒤 최 씨 아들의 방에서 토막잠을 잘 수 있었다.

보험 설계사를 했던 최 씨는 이 씨가 성매매 시작한 시점부터 일을 그만두고 전업 주부로 지내며 이 씨가 벌어온 돈으로 생활했다.

경찰은 최 씨와 이 씨가 가을이의 공동보호자라고 판단해 최 씨에게도 아이를 양육하고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해석했다. 이에 현재 최 씨 아동학대 살해 방조 및 성매매 강요 등의 혐의로 구속 재판을 받고 있고 그의 남편 김 씨는 상습아동유기 방임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리고 최근 이들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선 이 씨는 최 씨가 가을이를 혼내도록 지시했으며 때리는 것도 구체적으로 주문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 씨는 그런 최 씨의 말에 무조건 순응했다. 가을이가 맞은 날도 이 씨는 최 씨 아들을 하원시켜야 된다면서 가을이를 혼자 두고 외출을 했다는 것.

이에 전문가들은 최 씨의 행동에서 강제력이나 폭력적 통제는 보이지 않는다며 이 씨의 입장에서 최 씨에게 빚을 지게 된 심리 상태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이 씨의 행동의 이유가 최 씨의 가스라이팅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며 "뭔가 정보 조각 하나가 빈 느낌이 든다"라고 했다.

이에 제작진은 최 씨의 집에 함께 지내던 또 다른 남자를 추적했다. 최 씨의 전 남자친구 박 씨는 사기, 특수절도, 방화미수 등의 전과를 가진 인물로 출소 후 6개월 정도 가을 모녀와 함께 최 씨 집에 살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이 씨는 박 씨의 이야기를 하면서 많이 울었는데 이 씨의 주장에 따르면 박 씨는 이 씨가 성매매를 제대로 안 하면 최 씨를 힘들게 한다면서 때렸고, 이 씨의 휴대폰에 위치추적 어플을 깔게 하고 성매매 과정을 감시하기도 했다. 또한 그의 폭력은 이 씨뿐만 아니라 가을에게까지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전문가는 "박 씨라는 제3의 존재를 더하니까 의심의 여지가 많이 해소가 된다. 빠져있던 퍼즐 조각이 끼워 맞춰진 듯한 느낌이 든다"라며 가정폭력 과거력이 있기에 좀 더 쉽게 무력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이 씨의 행동을 분석했다.

하지만 박 씨는 이 씨에 대한 폭행이 가을이를 제대로 챙기지 않아 했을 뿐이라며 최 씨는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강조하며 이 씨의 말이 거짓이라는 증거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이 진행될수록 이 씨는 조금씩 수사 당시와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이 씨는 가을이의 사망 당일 최 씨 부부에 대해 "끝까지 자기 살 생각만 하고 장난하면서 '니가 징역 살고 나온나' 하면서 자기들끼리 웃었다. 우리 가을이는 죽어가는데 증거 숨기기에 바빴다"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실제로 최 씨 부부는 이 씨가 긴급 체포된 다음날부터 4차례에 걸쳐 이 씨 가족의 물건들을 다 버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제작진은 최 씨의 남편인 김 씨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수소문을 했다. 그러나 그는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고, 눈앞에 나타난 취재진의 질문도 외면하며 경찰을 불렀다.

현재 가을이의 사망이 우발적 사망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이 씨와 최 씨.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을이의 사인인 머리뼈 골절로 인한 급성 경막하 출혈을 외력을 가한 손상에 의한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는 "1미터가 안 되는 애가 넘어져서 머리뼈 골절과 경막하출혈이 생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다른 외력이 함께 가해져야 한다. 아이를 던진다든지 아니면 높은 위치에서 떨어뜨린다든지, 물체를 이용해 폭행했다든지"라며 외력이 가해졌을 것이라 분석했다.

그리고 이 씨는 최근 최 씨가 가을을 마지막으로 폭행한 사람이라고 진술을 바꾸었다. 이 씨는 본인이 가을이를 혼내고 있는데 베란다에 있다가 방으로 들어온 최 씨가 손을 편 상태로 가을의 눈 쪽을 2대 세게 때렸다고 주장했다.

현재 마지막 폭력에 대한 두 사람의 진술은 엇갈리지만 가을이가 쓰러진 후 함께 담배를 피우러 갔다는 진술은 일치하는 상황. 어른들은 아픈 가을이를 홀로 두고 떠났던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 가을이는 오랜 시간 거듭된 폭력과 지독했을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었던 것.

제작진은 취재를 통해 최 씨의 폭력적 성향을 포착했다. 과거 최 씨는 반려견을 학대한 후 파양했고, 지인의 아이를 잡아 흔드는 등 위험한 학대 행위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최 씨는 자신의 아이들에게도 가을이에 대한 폭행을 지시한 정황이 포착되었고, 한 최 씨의 이웃은 최 씨가 가을이에게 심한 폭력을 휘두르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전문가는 수사 당시 최 씨를 보호한 이 씨에 대해 이 또한 최 씨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을 거라 추측했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이 씨와 최 씨의 진술 속에서 가을에 대한 진술에 모순이 있음을 포착했다. 사망 직전 반 미라 상태였던 가을이는 침대를 혼자 오르내릴 수도 없고 기어 다니거나 고개를 가누는 것도 혼자 하기 힘든 상태였던 것.

또 등과 허리에 다발성 표피 박탈이 발견된 것으로 보아 누워서 꽤 오랫동안 지냈을 것으로 추측됐다. 그리고 가을이가 사망한 집에서는 가을이가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기저귀도 발견되어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 훈육을 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 상황.

사망 6개월 전 12kg였던 가을이는 사망 당시 7kg으로 사망했다. 그런데 이 씨는 이 조차도 아이 탓으로 돌렸다. 이 씨는 살이 안 찌는 체질이라 분유도 먹여보고 영양제도 먹여봤으나 날이 안 쪘다고 주장했는데 전문가는 가을이가 실제로 뭘 삼킬 수 없는 상황이라 분유를 먹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한 가을이는 사망 10개월 전 눈에 문제가 있어 병원에 방문했는데 당시 가을이는 누군가에게 눈을 맞아 병원에 갔다. 그리고 당시 사물을 바라보거나 색상 구분할 수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의는 "안구진탕 소견이 있는데 이건 시력이 낮을 때나 뇌 손상이 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눈이 가만히 있지 않고 자발적으로 진동하는 것인데 뇌 손상의 의심된다"라고 했다.

하지만 당시 이 씨는 가을이의 정밀 검사를 진행하지 않았고 최 씨의 지시에 따라 더 이상 병원에 방문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문의는 병원 당시 기록을 통해 가을이에게 뇌 수축이 진행되고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 이는 머리에 반복적인 충격이 가해지면 생길 수 있는 것으로 이를 통해 가을이는 자기 의지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음식을 삼키지 못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전문가는 "아이가 당한 심한 고통을 생각하면 엄벌이 필요하다"라며 가해자들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전문가는 "이 집단의 핵심은 최 씨이다. 모든 의사 결정은 최 씨, 학대라는 맥락에서 주범은 최 씨일 가능성 높다. 그리고 최 씨의 아동학대 방임을 사실상 엄마 이 씨가 묵인한 것으로 보는 게 좀 더 적절할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 씨는 그것을 말리거나 저항해야 할 의무가 있는 사람임에도 저항하지 않았기 때문에 본인도 학대적인 행위를 했다고 보기에 무리가 없다. 그리고 그것을 책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방송은 재판은 수사를 하는 과정이 아니라 검찰이 기소한 내용을 기반으로 잘잘못을 판단하는 절차로 의도와 진의가 제대로 수사되지 않은 이 씨의 현 주장을 재판부가 수용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2심부터 검찰이 기소 내용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인물을 추가로 기소할 수 있다며 가을이의 뇌 수축이 일어나도록 반복적으로 아이의 머리에 외력을 가한 이가 누구인지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최 씨의 조력자로 보이는 박 씨에 대한 수사도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우리가 알고 싶은 건 누가 더 악하고 누가 덜 악한가 가 아니다. 우리가 찾고 싶은 건 사망 당일 아이를 폭행한 이의 얼굴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원하는 건 아이의 마지막을 고통으로 채웠던 그 어른들에 대한 제대로 된 수사와 엄격한 처벌뿐이다"라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SBS연예뉴스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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