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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 출신 네팔인, '양다리 의족' 딛고 에베레스트 사상 첫 등정

용병 출신 네팔인, '양다리 의족' 딛고 에베레스트 사상 첫 등정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여했던 구르카 용병 출신 네팔 남성이 두 다리에 의족을 착용하고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해발 8천848.86m) 정상에 올랐습니다.

히말라얀타임스 등 네팔 매체에 따르면 하리 부다 마가르(43)는 19일(현지시간)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는 데 성공했습니다.

히말라얀 타임스는 등반 지원업체 관계자 등을 인용해 마가르가 오후 3시 10분쯤 등정했으며, 이미 캠프2로 내려온 상태라고 보도했습니다.

네팔 매체에 따르면 무릎 위까지 절단돼 두 다리 모두 의족에 의지한 이가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마가르는 이번에 셰르파 4명 등과 등정에 나섰습니다.

의족을 착용한 탓에 마가르의 등반 속도는 다른 산악인보다 3배가량 느렸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정상에 설 수 있었습니다.

마가르는 이번 등반에 앞서 히말라얀타임스에 "장애인들이 가진 용기와 투지를 세계에 보여주고 사람들을 고무하는 롤 모델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네팔 북동부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그는 앞서 용맹성으로 이름 높은 구르카 용병으로 맹활약했습니다.

구르카 용병은 특히 1차·2차 세계대전 때 영국의 용병으로 이름을 떨쳤으며, 아프가니스탄 등 다양한 분쟁지역에서 활약했습니다.

마가르는 아프간에서 영국의 해리 왕자 등과 함께 싸우다가 2010년 4월 두 다리를 잃었다고 힌두스탄타임스는 보도했습니다.

그는 장애인이 된 후 절망에 빠진 끝에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고 알코올 중독에도 시달렸지만 세 아이와 아내를 위해 다시 일어섰고 스카이다이빙, 스키 등을 통해 삶에 대한 열정을 되찾았습니다. 유럽 몽블랑, 네팔 메라피크 등 여러 고봉도 오르며 불굴의 의지를 다졌습니다.

지난해에는 양다리 의족을 착용한 장애인으로는 처음으로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5천350m)까지 나아가기도 했습니다.

한편, 해발 8천m 이상인 히말라야 14좌 가운데 에베레스트 등 8개 봉우리가 있는 네팔에는 코로나19 방역조치가 풀리면서 최근 다시 많은 산악인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네팔 당국은 올해 봄철 등반 시즌(3∼5월)에 역대 최다인 478건의 에베레스트 등반 허가를 내줬습니다.

(사진=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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