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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신의 거주지'에서 바지 훌렁…발리 성지 모독한 러시아인 뭇매

인도네시아 당국, 문제의 러 관광객에 6개월 입국 금지 명령

[Pick] '신의 거주지'에서 바지 훌렁…발리 성지 모독한 러시아인 뭇매
인도네시아에서 '신의 거주지'로 여겨지며 신성시되는 아궁산에서 바지를 내린 채 사진을 찍은 러시아 관광객이 인도네시아 당국으로부터 6개월 입국 금지 처분을 받았습니다.

현지 시간 30일 BBC와 CNN 등에 따르면, 최근 '유리'라는 이름의 러시아 관광객이 자신의 SNS에 인도네시아 발리 북동쪽에 있는 아궁산에서 바지를 내린 채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진을 게시했습니다.

해당 게시글은 올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현지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유리가 바지를 내린 채 사진을 촬영한 아궁산이 인도네시아에서 신성하게 여겨지는 장소였기 때문입니다.

해발 3천142m 대형 화산인 아궁산은 '불의 신이 사는 곳'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현지인들과 힌두교도들에게 '신의 거주지'로 여겨지는 성지입니다.

그런데 러시아 관광객인 유리가 아궁산에 올라 바지를 벗고 사진을 찍은 뒤 이를 SNS에 게시하자, 이를 본 현지 누리꾼들은 "일상적인 장소에서도 어려운 행동, 인도네시아를 존중하라", "신성 모독", "다시는 인도네시아에 오지 않았으면", "힌두교도와 국가를 무시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인도네시아 아궁산 러시아인 뭇매 (사진=chila_brazila 인스타그램)

강도 높은 비난이 이어지자 지난 21일 유리는 문제의 게시글을 삭제하고, 사과 영상을 만들어 게시했습니다.

해당 사과 영상에서 유리는 "신성한 장소를 훼손한 행동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며 "바지를 내리고 사진을 찍은 행위는 개인적인 무지에서 비롯됐다. 발리의 문화와 종교에 대해 알게 됐고, 아궁산에서의 행동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상황에 대해 변명하기보다 정확히 해결하고 싶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내 여론은 사그라들지 않았고, 인도네시아 당국은 유리에게 6개월 입국 금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위자야 발리 주재 러시아총영사관은 "유리를 추방하는 것은 옳은 조치"라며 이를 받아들였으며, 유리는 반성의 의미로 발리 힌두교도들의 전통 의식에 참여한 뒤 본국으로 돌아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부분 동원령을 피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발리에 입국하는 러시아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이들과 관련한 사건 사고가 늘고 있습니다.

이달 초 발리에서는 가짜 번호판을 이용하는 등 외국인들의 교통법규 위반이 잇따르자 외국인의 오토바이 사용 금지 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며, 와얀 코스터 발리주지사는 지난 12일 중앙 정부에 러시아인 도착 비자 발급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사진=chila_brazila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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