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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실장 사퇴에 '아닌 밤 중 홍두깨' 국방장관 교체설 [취재파일]

안보실장 사퇴에 '아닌 밤 중 홍두깨' 국방장관 교체설 [취재파일]
▲ 이종섭 국방부장관

김성한 가고, 조태용 오는 국가안보실장 교체의 여파가 정부의 외교안보라인 전반에 미칠 태세입니다. 어제(30일)부터 여러 매체들이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의 장관도 바꿀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해당 기사들에 정부 또는 여당 고위 관계자의 진술 등이 없는 점으로 미뤄 기자들의 단순 추측으로 보이지만, 이러다가 외교안보라인 교체가 대세적 여론으로 굳어질까 우려됩니다.

안보실장 전격 사퇴는 순수 외교 사안이기 때문에 박진 외교부 장관 경질은 일견 말이 됩니다. 하지만 국방부의 이종섭 장관은 안보실장 교체 사태와 하등 관련이 없습니다. 언론들은 북한 무인기 대응 실패를 끄집어내는데 역시 번지수 잘못 짚었습니다. 무인기 대응 실패는 합참과 육군, 공군의 책임이고, 국방부 장관은 통수권을 대리해 그들을 질타하는 자리입니다. 외교안보라인에 대한 과도한 흔들기는 목전의 한미동맹 70주년 방미를 망칠 수 있습니다.
 

국방장관이 안보실장 교체에 책임 있나

지난 1월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전략폭격기를 둘러보는 이종섭 국방장관

김성한 전 안보실장의 전격 사퇴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준비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로 촉발된 것 같습니다. 정상회담 의제보다는, 순방 중 일정과 행사를 조율하다 한미 간에 불협화음이 생겼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두 나라 연예인들의 합동공연 계획 등이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다는 보도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 안보실장은 의제 선정에 전념해야 합니다. 안보실장이 순방 일정까지 챙겨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하물며 국방부 장관은 대통령 국빈 방문의 일정과 행사에 관여할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안보실장 사퇴와 국방부 장관은 무관합니다. 국방부 핵심 관계자는 "어제부터 나오는 국방부 장관 교체설의 진원을 파악하지 못하겠다"며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올해는 한미동맹 70주년입니다. 한미는 선언적 의미 부여가 아니라, 묵직한 행동으로 70년 동맹의 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막바지에 접어든 한미연합 실기동 훈련 '전사의 방패(Warrior Shield)'가 그 증거입니다. 또 한미의 국방부는 긴밀하게 협의하며 대북 확장억제의 전략·전술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것저것 번갈아 쏘다가, 소형 핵탄두를 들고나오며 7차 핵실험을 예고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순방 일정과 안보실장 교체의 불똥이 국방부 장관에게 튀는 것은 넌센스입니다.
 

북한 무인기 대응 실패가 장관 책임?

지난 2월 폴란드에 수출된 K9 자주포의 운용 현황을 살피는 이종섭 국방장관

작년 12월 26일 북한 무인기가 서울 한복판을 휘젓고 돌아간 사건은 우리 군의 민낯을 보여줬습니다. 무인기 침범 정보가 수도방위사령부에 전파되지 않았고, 무인기 침범 경계 태세인 '두루미' 발령과 국방부 장관 보고도 늦었습니다. 합참, 그리고 육군의 지상작전사령부와 1군단, 공군 작전사령부의 고위 장성들 책임입니다.

국방부 장관은 군의 대표로 오해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은 군에 대한 문민정부의 대표이자 통수권의 대리인입니다. 그래서 군 전역하고 민간인 신분으로 장관에 임명되는 것입니다. 북한 무인기 사건의 경우, 국방부 장관의 역할은 실패한 장성들에 대한 문책입니다.

무인기 사건에서 이종섭 장관의 잘못이라면 장성들을 호되게 문책하지 못한 것인데, 해당 문책의 강도는 대통령실에서 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즉 이종섭 장관을 북한 무인기 대응 실패와 연결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지금은 국방부 장관을 흔들 때가 아닙니다. 여당의 한 국방전문가는 "여당의 군 출신 의원들이라도 지금 같은 때 이종섭 장관을 도와야 하는데 다들 자기 정치에 바쁘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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