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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곳곳 호신용품 '중무장'…"손님이 무서워요" 호소

<앵커>

지난달 한 편의점에서 30대 점주가 흉기에 찔려 숨지는 일이 있었지요. 늦은 밤 홀로 일하는 사람들은 호신용품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편의점 유리가 불투명한 것 때문에 더욱 불안하다고 말합니다.

그럼 편의점 안쪽을 잘 보이지 않게 한 배경은 무엇인지, 해법은 없는지, 이강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편의점 계산대 옆에 나무 몽둥이와 종이로 감싼 벽돌이 놓여 있습니다.

서울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박선경 씨가 최근 구비한 호신용품입니다.

[박선경/서울 마포구 편의점 운영 : 요즘 같아선 너무 무서워서 (편의점) 하면서도 내가 다른 것을 뭘 해야되지 않을까 항상 매일매일 생각을 해요.]

아들과 함께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어 지난달 인천 편의점 살인사건이 남 일 같지 않습니다.

[박선경/서울 마포구 편의점 운영 : 저희 아들이 만약에 야간에 섰을 때 혹시 그런 일이 있을 수도 있잖아요. 그러면 저는 정말 살 수가 없어요.]

사건이 터진 인천 지역 편의점들은 말 그대로 비상입니다.

이 편의점은 전기충격기와 캡사이신 스프레이, 호신용 방패를 아예 세트로 마련했습니다.

계산대 아래에는 경찰 곤봉까지 매달아 놨습니다.

[인천 지역 편의점 업주 : (새벽)1시가 넘어가면 (손님이) 딱 끊기는 거예요. 모자도 눌러쓰죠, 요즘엔 또 마스크 썼죠. 얼굴이 더 확실하게 분명하게 나타나지 않잖아요. (그런 손님이 들어오면) 불안하죠. 겁나죠.]

보건복지부의 단속 압박에 지난해부터 편의점들이 불투명 시트지로 유리창을 감싸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국민건강증진법상 편의점 안 담배 광고가 바깥에서 보이면 안 된다는 이유였는데, 막상 편의점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안전을 위협받게 된 것입니다.

[김지운/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사무국장 : 문제가 생겼을 때 들어오셔서 도와주시기도 하고 무슨 일이냐 물어봐주시기도 하는데, 시선이 차단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불가능해져서 두렵게 되고 위협이 되는 거죠.]

이 와중에 살인사건 피해자가 사건 발생 50분이 넘어 발견됐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공포감은 극대화됐습니다.

[임준태/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편의점) 아랫부분까지도 투명하게 보이도록 하면서 순찰차를 타고 경찰관이 내리지 않더라도 지나가면서 보이잖아요. 담배 광고 이런 측면들은 별도의 공간을 정해서 수정할 필요 있습니다.]

편의점 업계는 여러 차례 보건복지부에 개선을 요구했지만, 복지부는 2019년 감사원의 지적에 따른 단속이라며 원칙론만 내세우고 있습니다.

SBS가 취재를 시작하자 복지부는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소할 수 있도록 의견 수렴을 추진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정작 실무자는 한 달 넘게 공석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김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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