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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성균관 "차례상에 전 안 올려도 됩니다"…진짜?

<앵커>

연휴 앞두고 고향 갈 생각에 들뜬 사람들이 있지만, 반대로 명절이 다가오는 게 스트레스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차례상에 올릴 음식 준비하는 것도 이런 걱정거리 가운데 하나인데, 이제는 시대에 맞게 간소하게 해도 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그게 근거가 있는 이야기인 건지 저희 팩트 체크 사실은팀이 확인해 봤습니다.

이경원 기자입니다.

<기자>

성균관에 설날 모범 차례상을 차려 달라고 부탁해 봤습니다.

[박광영/성균관 의례부장 : 남녀가 없어요. 모든 제례는 남녀가 같이 하는 거예요.]

그렇게 올라가는 차례 음식들, 음식 놓는 순서도 간단합니다.

차례상

[우리 밥 먹는 것과 똑같아요. (조상님이) 술 먼저 드시고, 밥 드시고, 그다음에 반찬 있고, 그리고 후식으로 과일 (순서입니다.)]

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에 놓는다는 이른바 홍동백서도 어느 순간 민간에서 퍼진, 근거 없는 원칙이라고 합니다.

[(간소하게 보이는데….) 적어 보입니까? 저는 이것도 많다고 생각이 드는데….]

간소한 설 차례상, 우리 예법에 정말 맞는 건지, 유교 전문가와 함께 문헌을 살폈습니다.

[최영갑/성균관 의례정립위원장 : 율곡 이이 선생의 문헌 중에서 의례를 모아놓은 부분이 있어요. 포와 과일은 편의에 따라 하십시오. 혹 떡을 진설을 해도 또한 좋습니다.]

이런 정신은 율곡 이이의 제자, 사계 김장생으로 이어집니다.

그의 책 '사계 전서'는 우리 예법의 교과서로 불립니다.

[최영갑/성균관 의례정립위원장 : 고전지물불용이라. 기름지고 지진 음식을 쓰지 않았는데 공불합어고례야라. 아마도 고례에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조선말 신분제 폐지 이후, 양반 집안임을 차례상으로라도 과시하기 위해 음식이 많아졌다는 게 성균관의 해석입니다.

[최영갑/성균관 의례정립위원장 : 가정불화가 생기고, 남녀 갈등이 생기고, 유교 때문이라고 하니까 저희는 마음이 불편하죠. 가족들이 모여서 싸우지 않고, 그래야 즐겁게 명절을 보내죠.]

성균관은 명절 때마다 계속 차례상 간소화를 강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이홍명, CG : 장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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