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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리] 전세사기범, 못 잡나 안 잡나

"제가 이런 거 당할 줄 몰랐어요."

김포에 사는 A 씨는 작년 7월 전세보증금 1억 9천만 원에 집을 얻었다.

전세가와 매매가가 같아 불안했지만, 임대인이 전세보증보험 가입을 진행하겠다는 말을 믿었다.

하지만 집주인 사망으로 보증보험은 가입 신청조차 진행되지 않았고, 집주인의 자녀들은 모두 상속을 포기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망한 집주인은 3개월 동안 동시다발적으로 집 100여 채를 매수했다고 한다.

대부분 전세가가 매매가와 같은 '깡통전세'였다.

A 씨를 비롯한 다수의 피해자는 전세금을 찾기 위한 법적 절차를 밟으며 공인중개사와 컨설팅업체를 상대로 고소를 준비 중이다.

"솔직히 깡통전세란 말 안 믿었어요. 설마 내 집이 그렇게 될까? 그랬는데…."

인천 미추홀구에 거주하는 B 씨.

지난 3월 서울에서 인천으로 직장을 옮기면서 전세보증금 9천만 원을 주고 오피스텔형 아파트에 입주했다.

계약 당시 1억 4천만 원 근저당이 잡혀있었지만, 지금까지 무사고 물건이라는 공인중개사의 말을 믿고 계약했다.

하지만 입주 4개월 만에 사는 집이 국세 체납으로 경매 예정이라는 통지를 받았다.

미추홀구 일대 28채 건물에서 전세보증금을 떼일 처지에 있는 피해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피해자들은 모임을 만들어 전세금을 되찾기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투자에 실패하면 본인만 망하면 되잖아요. 이건 본인만 망하는 게 아니고…."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사는 사회초년생 C 씨는 2년 전, 전세보증금 2억 7천만 원에 이 집으로 이사 왔다.

약 1억 8천만 원의 대출을 받아야 했지만, 이자 지원금 700만 원을 준다는 말에 계약했다.

올해 만기가 다가와 집주인에게 나가겠다고 하자, 집주인은 돌려줄 돈이 없다는 황당한 대답을 내놓았다.

국세 체납으로 신용불량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현재 C 씨에게 남은 선택지는 웃돈을 주고 이 집을 구입하거나 경매 후 전세금 일부만 돌려받는 방법뿐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매매가와 전세가가 하락하고 있다.

특히 신축 빌라나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전세가가 매매가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높아지는 이른바 '깡통전세'가 속출하고 있다.

3, 4년 전부터 빈발했던 '무자본 갭투자' 전세 사기 피해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 금액은 3천407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SBS 뉴스토리 취재진은 전세 사기로 신음하는 피해자들의 얘기를 듣고 전세 사기 수법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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