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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사망 3배 늘었다"…은폐 사실로 드러난 중국

<앵커>

지난해 여름 중국에서는 '1천 년 만의 폭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많은 피해를 입었죠. 그런데, 당시 당국이 책임을 피하기 위해 사망자 수를 줄이고 은폐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베이징에서 김지성 특파원입니다.

<기자>

지난해 7월 20일 중국 허난성의 성도인 정저우시에 하루에만 624mm의 폭우가 내렸습니다.

1년 치 강수량에 맞먹는 비였습니다.

달리는 지하철 안으로 빗물이 밀려들면서 승객들 어깨 높이까지 물이 차올랐고, 승객 500여 명 중 14명이 숨졌습니다.

시내 중심부에 있는 길이 1.8km의 터널도 완전히 침수됐습니다.

물빼기 작업이 끝나고 보니 차량 200대 이상이 발견됐습니다.

많은 인명 피해가 우려됐는데, 시 당국은 사망자 수가 6명이라고 밝혔습니다.

9일 뒤 정저우시는 7월 20일 전후로 내린 폭우로 97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튿날 사망자와 실종자 수가 322명으로 갑자기 3배 이상 늘었다고 하더니, 다시 이틀 뒤 339명으로 수정했습니다.

이마저도 제대로 된 수치가 아니었습니다.

중국 중앙정부가 어제(21일) 공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 사망자와 실종자는 380명이었습니다.

지난해 8월 중순 리커창 총리가 현지 시찰을 갔을 때도 시 당국은 사망자 수를 은폐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초기 대응 책임을 덜 지기 위해 일부러 통계를 조작했다고 감찰당국은 판단했습니다.

[중국 CCTV 방송 : (정저우시 당국이) 재해 상황을 늦게 속여서 보고했으며, 하급 당위원회와 정부, 유관기관의 늑장·허위 보고 감독도 소홀히 했습니다.]

중국 감찰당국은 아무리 기록적인 폭우였더라도 보고가 잘못돼 피해를 키웠다며 관련 공무원 89명을 엄중 문책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조무환, CG : 최재영, 영상출처 : 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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