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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설계만 12차례 변경…쉼 없이 달려온 12년

<앵커>

12년 동안 2조 원이 들어간 누리호는 모든 과정이 도전이었고 고난이었습니다. 부품 37만 개를 따로따로 제작해서 수작업으로 조립했죠. 특히, 핵심기술인 75t급 엔진은 설계를 12차례나 바꿔야 했습니다. 대한민국을 박차고 오른 누리호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 주역들을 만나봤습니다.

서동균 기자입니다.

<기자>

[75톤 엔진의 연소불안정.]

불과 10초 만에 사그라지는 화염.

2014년 누리호 개발 5년 만에 내놓은 75t급 엔진의 첫 연소시험이 실패로 끝나는 순간입니다.

이전까지 30t급만 만들어 본 우리에게는 초고압, 극저온, 초고온 같은 극한의 환경을 견디는 로켓엔진 개발은 험난한 도전이었습니다.

[김성구/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소기팀 : 연소불안정이 발생했을 때 그때는 정말 많이 놀라고 힘들었죠, 당황하고. 전체 사업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중압감을….]

결국 설계를 12번이나 바꾸고 184번, 1만 8천 초의 연소 테스트를 거쳐 불안정 연소의 우려를 걷어냈습니다.

[128톤 연료통 두께가 고작 2mm?]

1단 로켓에 사용되는 연료는 128톤에 이릅니다.

연료통 크기가 발사체의 80%를 차지합니다.

가볍고 단단한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하기 위해 특수 알루미늄 합금을 수십 번 수작업으로 깎고 또 깎아 2mm 두께의 연료통을 완성했습니다.

[윤종훈/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구조팀 : 소재를 바꾸고 그다음에 조금이라도 힘을 덜 받는 부위는 다 깎아내고 이런 식으로….]

[실험조차 못하던 척박한 환경.]

개발 초기에는 로켓의 핵심 부품을 만들어 놓고도 시험할 장소조차 없었고,

[이항기/한국항공우주연구원 터보펌프팀 : 설비가 우리나라에 없었어요. 러시아에 있는 실험설비에 운송을 해서 거기에서 실험을 하고….]

시험 도중 위험한 고비도 여러 차례 넘겼습니다.

[이성세/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전자팀 : (전원이 분리돼야 하는데) 진동 시험 중에 공진 진동에 의해서 스위치가 강제적으로 열리는 현상이….]

10년 넘게 연구에 몰두하는 동안 가족은 뒷전이었습니다.

[윤종훈/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구조팀 : (개발 당시 아이가) 그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었는데 벌써 고등학생이 되어가지고. 이제는 애가 이제 시간이 안 되니까 좀 많이 아쉽고요.]

누리호 개발에는 기업 300여 곳, 1천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우주를 향한 이들의 도전에는 전혀 흔들림이 없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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