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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확진자 시신 하루 넘게 고시원 방치…지침 '구멍'

<앵커>

이틀 전 서울의 한 고시원에서 70대 남성이 코로나19에 확진된 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그 뒤 남성을 장례식장에 안치하기까지는 만 하루가 넘게 걸렸는데. 병원 밖에서 숨진 코로나 환자에 대한 대처에 제도적 허점이 있었습니다.

한성희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이틀 전 서울 강동구의 고시원 앞. 경찰차와 구급차가 잇따라 들어옵니다.

고시원에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숨진 70대 남성이 있었습니다.

구급대원들이 방호복을 입는가 싶더니 잠시 뒤 그냥 떠납니다.

감염 위험 때문에 밀봉 상태로 시신을 옮길 수 있는 운구 차량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경찰이 업무를 담당하는 보건소에 알렸지만 3시간이 지난 뒤에야 도착했습니다.

이번에는 시신을 검사할 검안의를 찾는 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보건소 담당자 : (검안의가) 안 하려고 하는 거죠, 확진자이기 때문에….]

검안 이후에도 남성의 시신은 계속 방치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서울시와 업무협약을 맺은 장례협회가 확진 사망자 안치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그 사이 업무시간이 끝나버린 겁니다.

[보건소 담당자 : 하루에 한 번 밖에 또(접수가 안 돼요), 13시 30분까지 접수가 마감돼요.]

장례협회와 연락이 닿은 뒤에는 확진 사망자를 받아주는 장례식장을 수소문하는데 또 시간이 걸렸습니다.

[장례협회 직원 : 장례식장에서 시신을 받아줘야 하는데, 받아주는 장례식장 섭외가 안 됩니다. 병원에서 돌아가셨으면 사실 뭐 큰 문제 없이 바로 진행을 할 수 있는데….]

결국 숨진 남성은 발견 시점에서 25시간이 지나서야 장례식장에 안치됐습니다.

코로나19 확진 사망 사례는 병원 치료 중 사망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보건 당국은 관련 대처가 미흡했다고 설명합니다.

[보건소 담당자 : (앞으로) 재택 치료로 이제 많이 전환되잖아요. 집에서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이 발생할 수 있어요. 비슷한 상황이 많이 벌어질 수 있는 거죠.]

방역 당국의 코로나19 사망자 처리지침에는 병원 밖 확진 사망자의 시신을 처리하는 구체적인 규정은 빠져 있습니다.

위드 코로나가 현실화되면 병원 밖 코로나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제도 보완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유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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