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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스페셜리스트] 국제 콩쿠르 휩쓰는 한국인들…이유 있었다

<앵커>

우리 시각으로 오늘(4일) 새벽 이탈리아 볼차노에서 막을 내린 제63회 부소니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피아니스트 박재홍·김도현 씨가 나란히 1·2위를 차지했습니다. 수많은 유명 피아니스트를 배출한 이 콩쿠르에서 한국인이 우승한 것은 2015년 문지영 씨에 이어 2번째입니다.

국제 콩쿠르를 휩쓰는 한국인들을, 더 스페셜리스트에서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기자>

조성진 씨가 이번에 새로 낸 쇼팽 앨범입니다.

지금 한국에서 공연 투어도 하고 있는데요, 이번에도 예매 시작하자마자 표가 동나는 인기는 여전했습니다.

이 열풍의 시작은 바로 쇼팽 콩쿠르 우승이었습니다.

[조성진/피아니스트 : (2015년 쇼팽 콩쿠르 때) 생각을 해 보면 아직도 되게 긴장되고… 하지만 쇼팽 콩쿠르 덕분에 제가 이렇게 원하는 연주를 많이 할 수 있었고…]

콩쿠르, 영어로는 컴페티션, 경쟁, 경연이라는 뜻입니다.

이 경쟁은 그야말로 치열합니다.

조성진 씨가 우승했던 2015년 쇼팽 콩쿠르, 5년에 딱 1번 열립니다.

비디오 심사와 예선 경연을 거쳐 80명 정도가 본선에 진출합니다.

본선은 1·2·3 라운드를 거치면서 10명만 남아 최종 결선에서 겨루는데 3주 이상 걸리는 대장정입니다.

또 다른 유명 콩쿠르인 벨기에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부문별로는 4년에 1번 열리는데, 대회 기간만 1달 이상입니다.

특히, 최종 결선 진출자는 휴대전화도 반납하고 합숙 장소에 갇혀서 생전 처음 보는 곡을 단 8일간 연습하고 무대에서 연주해야 합니다.

옛날 영상 한 번 볼까요.

서울 도심 한복판인데, 색색의 종이 비가 내리고 거리는 환영 인파로 가득합니다.

카퍼레이드의 주인공은 지휘자 정명훈 씨입니다.

1974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2위를 했다고, 이렇게 성대한 환영을 받습니다.

2000년대 이후 한국 연주자들의 콩쿠르 수상이 많아지면서 콩쿠르는 더 이상 예전처럼 큰 뉴스는 아닙니다.

그런데 오히려 클래식 본고장인 유럽에서는 왜 한국인들이 콩쿠르를 휩쓰는지를 다룬 영화까지 나왔습니다.

[(벨기에 영화 '코리안 클래식 제너레이션' 중에서) 지난 20년간 한국 음악가 700명이 주요 콩쿠르 결선에 진출했고, 110명이 우승했다.]

올해 들어서도 한국 음악가들이 잇따라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있습니다.

특히 BBC 카디프 콩쿠르 우승자인 김기훈 씨는 심사위원이 눈물을 흘릴 정도로 감동적인 무대로 화제가 됐습니다.

이렇게 잘하는 이유는 뭘까요?

재능, 교육열, 교육 시스템 등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사실 간단합니다.

누구보다 더 열심히, 성실하게 콩쿠르를 준비한다는 겁니다.

그렇게 열심일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습니다.

콩쿠르는 클래식 음악 본고장이 아닌 한국 출신 신진 음악가들이 세계 음악계 중심에 진입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입니다.

또, 클래식 음악 시장이 작은 한국에서 직업 연주자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콩쿠르가 꼭 필요한 스펙처럼 된 측면도 있습니다.

운동선수에게 올림픽 금메달은 최종 목표일 수 있지만, 예술가에게 콩쿠르는 종착점이 아닙니다.

[김기훈/바리톤 : (콩쿠르 우승은) 그 순간의 영광이지,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그 다음에 있을 커리어들입니다. 평생 노래하면서 살아야 되니까...]

코로나로 1년 연기되었던 쇼팽 콩쿠르 본선이 다음 달 폴란드에서 열립니다.

한국인이 7명 진출했는데요, 성적도 성적이지만 중요한 건 음악 그 자체죠.

갈고닦은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기를 바랍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김세경·이찬수·하 륭, 영상편집 : 이소영, CG : 서승현·강경림·강유라, VJ : 오세관, 장소제공 : K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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