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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거인'의 마지막 질주…"최선 다해 고맙다"

<앵커>

우리 장애인 육상의 간판스타, 전민재 선수가 어쩌면 자신에게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패럴림픽 무대를 마무리했습니다.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친 전민재 선수에게 어머니는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고맙다고 했습니다.

도쿄에서 이정찬 기자가 전해왔습니다.

<기자>

146cm의 작은 키에도 런던과 리우패럴림픽 단거리에서 은메달 3개를 따낸 전민재는 '작은 거인', '미소천사'로 불리는 장애인 육상의 간판스타입니다.

[(2012 런던패럴림픽 당시) 얼마나 행복한지 얘기를 한 번 해주세요.]

3살 때 열병을 앓아 말하고 손을 쓰는 것이 마음처럼 되지는 않지만, 역주를 마친 뒤에는 늘 발로 쓴 편지를 공개해 마음을 전했습니다.

[많이 힘들었습니다. 운동을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습니다.]

['나는 할 수 있다'를 외치면서 외로운 싸움을 했습니다.]

44살에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는 좀 달랐습니다.

200m 결승선을 4위로 통과한 뒤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혼자 마스크 쓰는 것이 버거워 발을 동동 구르다 참았던 눈물을 터트렸고, 미리 써놓은 편지도 보여주지 않고 경기장을 떠났습니다.

그래도 다시 웃었습니다.

사흘 만에 나선 100m 예선에서 조 3위로 결승 진출을 확정했고, 마지막 역주에 나섰습니다.

유쾌한 표정으로 등장한 전민재는 멋진 쇼맨십까지 펼치며 출발선에 섰습니다.

자신보다 10살 이상 어린 선수들과 경쟁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은 전민재는, 가장 늦게 결승선을 통과해 3회 연속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습니다.

전민재는 실망한 표정이었지만, 어머니는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친 딸에게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한재영/전민재 선수 어머니 : 열심히 끝까지 뛰어준 게 너무 고맙고 몸 건강하게 돌아오기만 이제 기다려야죠.]

작은 거인도 세월을 비껴가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의 역주와 환한 미소는 오래도록 기억될 것입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오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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