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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사 신뢰 깨진다"…CCTV, 의료계는 왜 반대하나

<앵커>

그럼 이번에는 왜 의료계가 반대하는지 그 이유 살펴보겠습니다. 방금 보신 거 같은 피해를 막으려면 수술실에 CCTV가 있어야 한다는 게 법안의 취지인데, 그에 따른 부작용이나 위험 요소도 있다는 게 의료 현장의 목소리입니다.

이 내용은 남주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 정형외과 병원은 3년 전부터 수술실 CCTV를 설치해 보호자들이 볼 수 있게 했습니다.

이렇게 출입구 옆 책상 위에 CCTV가 놓여 있습니다.

의료진 외 어떤 사람이 드나드는지, 수술 중 의료진이 자리를 비우지 않았는지 정도만 확인 가능합니다.

의료진들이 논의 끝에 수술실 전경만 찍기로 제한했습니다.

영상 유출 위험, 환자와 의료진의 신뢰 관계 훼손 같은 손해가 이득보다 많다고 판단해서입니다.

[한상호/정형외과 전문의 : (일반적으로) 용인이 되는 작은 행동들인데, '왜 우리 부모님 수술하는데 저렇게 해'하고 반감 같은 것을 가지시거나 이해를 못 하실 수도 있기 때문에.]

환자도 사생활 침해는 걱정입니다.

[수술 경험 환자 : 제 개인정보뿐 아니라 치료받는 모습이 외부에 만약에 알려지거나 그런 부분에 대해서 걱정이 크죠.]

외국 사진작가가 환자 동의하에 찍은 성형수술 장면입니다.

수술실에서 흔한 이런 모습이 동의 없이 유출될 위험도 적잖습니다.

실제 외국에서는 수술실 환자의 민감한 부위가 드러난 사진이나 영상이 음란 사이트에 올려진 사례도 있습니다.

CCTV가 수술실에서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대학병원 수술실 간호사 : 수술하는 내내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수술에 집중해야 하는데, 일거수일투족이 촬영되고 이 부분이 기록으로 남겨진다면 집중도를 흩트리고….]

의사들의 방어 진료와 외과 계통 기피 현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신현영/더불어민주당 의원 : 수술방 CCTV로 인해서, 장기적으로 의사와 환자의 신뢰 관계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제도가 가지 않으면, (외과) 필수 과목 지원 의사가 점점 더 줄어들 것이다….]

환자가 안전하게 수술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인식 아래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입법이 진행돼야 합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영상편집 : 최은진,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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