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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망대해 배 고장에 SOS 쳤는데…해경 "알아서 돌아오라"

<앵커>

우리 어선 한 척이 고장으로 이틀 가까이 바다 한가운데서 표류하다가 가까스로 돌아왔습니다. 선원들은 해경에 구조를 요청했지만, 기상악화나 인명사고 같은 위급상황이 아니라며 출동할 수 없다는 답을 받았다고 합니다.

JIBS 김연선 기자입니다.

<기자>

승선원 10명이 탑승한 29톤급 한림 어선이 밧줄에 끌려 들어옵니다.

지난 20일 새벽 동중국해에서 갈치 조업을 하고 복귀하던 중 서귀포시 남쪽 200km 해상에서 기관이 고장 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황당한 일을 경험했습니다.

해경에 구조요청을 했는데, '출동할 수 없다'는 답만 돌아왔기 때문입니다.

해경은 규정상 기상악화나 인명 사고 등 위급한 상황일 경우에만 출동할 수 있다면서 단순 기관 고장이기 때문에 스스로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다른 어선에 도움을 요청했고, 남해어업관리단에 인계돼 사고가 발생한 지 60시간 만에 한림항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기관 고장으로 사고가 난 어선입니다.

이 배는 해경으로부터 구조 요청을 거절당한 뒤 하루 반나절 동안 해상에서 표류해야 했습니다.

예정된 입항 날짜보다 이틀이나 늦어지면서 어획물 일부는 부패되기도 했습니다.

[사고 선박 관계자 : 인명 피해가 있어야만 출동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성질이 나지. (배 안에서) 선원들한테 무슨 일이라도 있으면 어떻게 할 건데. 배가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해경은 사고 정도에 따라 출동 규정이 정해져 있다면서 또 직접 출동하지는 않았지만, 주변 어선과 남해어업관리단에 공조 협조 요청을 이어갔다고 설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오일령 J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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