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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스페셜리스트] G7 행사장에 등장한 로켓…이유는?

지난 주말 영국 코널에서 G7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전 세계 코로나 극복과 기후위기 대응 등을 논하는 자리였는데요, 우리나라 문재인 대통령도 초청을 받아 참석을 했죠.

좀 희미하기는 한데 공항에 내리는 대통령 뒤로 보이는 저 길고 하얀 물체가 보이시나요?

문재인 대통령 뒤로보이는 로켓

저것의 정체는 위성을 우주로 쏘아 보내는 로켓입니다.

왜 G7 행사장에 로켓이 등장했을까요?

아까 보신 하얀 로켓은 '버진오빗'이라는 기업이 만들었습니다.

보통 로켓은 땅에서 쏘아 올리는데, 이 로켓은 비행기에서 미사일처럼 발사합니다.

지금 보는 이 사람,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이죠.

본인이 트위터에 올린 사진입니다.

G7 바로 직전에 올렸는데, 이렇게 회사 로고가 쓰여진 옷까지 입고 로켓 앞에 서서 대놓고 홍보에 나섰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다르길래 총리까지 나서서 자랑하는 것일까요?

보통 로켓은 수직으로 발사해서 대기권을 뚫고 목표 궤도에 진입하는데, 이 로켓은 비행기에서 수평으로 발사해서 자연스럽게 목표 궤도에 진입하는 방식입니다.

미사일처럼 발사되는 로켓

크게 돈을 아끼는 것도 아닌데 굳이 왜 이렇게 하냐 싶겠지만, 사실 우리나라처럼 로켓 발사의 지리적인 제약이 많은 나라는 탐날 만한 기술입니다.

보통 로켓은 다른 나라 상공을 지나갈 수가 없는데, 우리나라는 일본 쪽도 막혀 있고 북한도, 중국도 안 돼서 제주도 부근 아주 좁은 범위로만 로켓을 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비행기로 바다 한가운데로 날아가기만 하면 언제 어느 방향으로든 로켓을 쏠 수 있으니 좋은 것이죠.

그렇다고 영국이 이미 수준급 로켓 기술을 가진 G7 국가들 앞에서 이 로켓을 홍보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사실 이 로켓의 더 유용한 장점은 신속성입니다.

위성이 고장 났을 때는 물론 전쟁 같은 무력 충돌이 발생했을 때 재빨리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소형 위성 한 대로는 제 몫을 못하고 여러 대가 서로 수집한 정보를 주고받아야 되는데, 이것이 최근에 나온 버진의 연구 결과입니다.

여기에 따르면 미국과 남미, 영국, 일본 이렇게 네 군데에서 비행기를 동시에 발사하면 불과 24시간 안에 전 세계를 커버할 수 있는 위성 군집을 구성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G7 국가들끼리 뭉쳐서 돌발상황에 대비해 보자는 것이겠죠.

이런 미사일 형태의 로켓을 발사하려면 활주로뿐만 아니라 위성을 싣고 통신 시스템까지 가동할 수 있는 '스페이스포트'라고 하는 우주항이 필요한데 G7이 열린 콘월이 바로 우주항을 짓고 있는 장소입니다.

이 우주항을 일본과 미국도 건설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우주항이 있는 나라들끼리 위성 발사나 민간인 우주여행 같은 기초적인 협력을 시작으로 궁극적으로는 군사적인 동맹을 포함한 우주 동맹을 결성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옵니다.

영국이 굳이 G7 회담장에서 로켓을 보여준 것은 우주 동맹의 기틀을 다지자고 손을 내민 동시에 영국이 그 중심에 서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누리호 발사로 세계 7번째 독자적인 우주 발사체 기술을 가지게 될 우리나라도 앞으로 우주 동맹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많은 투자와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하 륭·이찬수,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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