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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금 절반 선지급한다더니…"나중에 돌려달라"

<앵커>

하나은행이 판매한 1,300억 원 규모의 영국 UK 펀드가 환매 중단된 상태입니다. 현지 실사 결과 원금 회수가 어려울 만큼 허술하게 관리됐다는 사실을 저희가 단독보도하기도 했는데, 그 뒤 은행 측이 투자자에게 원금의 50%를 먼저 돌려주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그 신청서를 받은 피해자들은 또 한 번 분통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그 이유를 김정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UK 펀드에 5억 원을 투자했다가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A 씨는 은행이 손해 본 원금의 절반을 미리 돌려주겠다며 내민 가지급금 신청서를 보고 실망했습니다.

투자자들에게 갈 펀드 최종 상환 금액이 먼저 지급한 돈보다 적으면 2주 안에 그 차액을 은행에 반환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3개 UK 펀드 가운데 2개는 전체 투자금의 16~32% 정도만 회수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자 상당수는 먼저 받은 돈 일부를 은행에 되돌려줄 가능성이 큽니다.

[영국 펀드 투자자 : 2025년이든 2026년이든 여러 해가 걸릴 것 같은데, 마지막에 가서는 반드시 돌려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투자자 보호 방안이라고 홍보했지만, 신청서에는 '합의금'이라는 표현과 함께 여러 이행 조건을 달았습니다.

그중에는 은행과 관련자를 상대로 펀드 관련 형사 고소나 고발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UK 펀드 판매의 핵심 인물인 하나은행 전 직원 B 씨에게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인데, 신청서에 서명하면 이런 정당한 대응도 어려워집니다.

[김득의/금융정의연대 대표 : 선지급은 마치 무슨 보상책처럼 보이는데, 나중에 받아야 될 돈을 미리 무이자로 지급하는 형태로밖에 안 됨에도 불구하고.]

하나은행은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 전에 피해자들에게 투자금 일부라도 미리 돌려주려는 선의"로 이해해 달라며 최종 보상액은 금감원 결정을 따르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성일, 영상편집 : 박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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