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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무너진 日 맥주 전성시대…신흥 강자는?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6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김 기자, 오늘은 술 이야기네요. 작년에 우리나라 술 수입량이 꽤 줄었다고 하던데 코로나 영향 때문인가요?

<기자>

사실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게 일본 술 불매운동 때문인데요, 술 수입이 언제부터 줄었는지 이것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 추정이 되겠죠.

한창 수입량이 계속 늘다가 감소하기 시작한 것이 2019년부터고, 작년에는 이것이 더 많이 줄었습니다.

그런데 2019년 한번 떠올려 보시면 이때 일본산 불매운동을 하고는 있었는데 코로나가 아직 유행하지는 않을 때였죠.

그러니까 일본 맥주 불매운동이 술 수입량을 줄인 가장 큰 역할을 했고, 코로나19가 이것을 더 가속시켰던 것입니다.

실제로 외국 술 중에서도 맥주 수입량, 그중에서도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일본 맥주 수입량의 성적이 처참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팔리던 맥주에서 작년에 최하위권으로 추락했는데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일본 맥주 불매운동이 단기간에 '냄비근성'으로 끝난 것이 아니고, 2년 넘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일본의 맥주뿐만 아니라 사케라고 많이 불리죠. 청주도 수입량이 1년 사이에 45%나 감소했습니다.

청주는 식당이나 술집 같은 데서 자주 마시게 되잖아요, 이제는 일본 술을 집 밖에서나 집 안에서도 사 먹지 않는 문화가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앵커>

진짜 그러네요. 그렇게 일상 문화가 바뀐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수입이 늘어난 술도 있다고요?

<기자>

일본 맥주를 대신하고 있는 맥주가 있는데요, 바로 네덜란드산 맥주입니다.

한국에 수입되는 네덜란드산 맥주가 사실 많은 것은 아니거든요, 유독 인기가 많고 잘 팔리는 종류가 딱 정해져 있습니다.

나라별로 쭉 맥주 수입량 줄을 세워보면 네덜란드산 맥주는 2018년 만해도 우리나라에서 6번째 이 정도로 많이 팔렸습니다. 이 정도는 중간 정도 한 것인데요, 작년에 갑자기 판매량이 급등하더니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또 작년에 맥주를 비롯해서 위스키, 증류주 등 대부분의 술 수입이 줄어들었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와인은 크게 늘었습니다.

원래 와인이라는 것이 그동안 특별한 날에만 마시는 아주 비싼 술이다, 이런 인식이 있었잖아요. 작년 코로나19가 확산하고 홈술이 트렌드가 되면서부터는 아주 대중적인 술이 됐습니다.

집에서 가족들과 평소에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술로 자리를 잡은 것이죠.

작년 와인 수입량은 30% 늘어났고, 그 중에서도 어떤 와인이 가장 많이 수입되나 봤더니 상위 20개 제품의 가격이 대부분 1만 원 이하였습니다.

마트나 편의점 가면 이런 저렴한 와인들 쉽게 접할 수 있잖아요. 그렇게 많이 사다가 드시는 것이죠. 여기에다가 가격에 비해서 가성비가 좋은 칠레나 스페인, 덴마크 산이 많이 팔렸고요.

<앵커>

김 기자 설명 쭉 들으면서 '아, 맞아 맞아', 이렇게 공감하시는 분들 꽤 많을 것 같아요. 그런데 전체적으로 보면 결국에는 술 수입량이 줄었다는 것이잖아요. 그러면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이 술을 덜 마셨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겁니까?

<기자>

이것이 또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술 수입은 감소했지만, 국산 술 중에서 최근에 아주 잘 팔리고 있는 술이 있기 때문입니다.

국산 수제 맥주의 매출 규모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수제 맥주라고 불리기는 하지만, 이거 직접 다 손으로 만든 맥주를 말하는 것은 아니고요, 소규모 맥주 제조사에서 제조하는 맥주들을 한꺼번에 부르는 용어로 요즘에는 자리를 잡았습니다.

몇 년 전부터는 편의점 가면 해외 맥주처럼 수제 맥주들도 4캔에 1만 원에 살 수가 있게 됐죠.

사실 수제 맥주들이 잘 팔린 이유가 이렇게 쉽고 싸게 살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3년 만에 국산 수제 맥주 시장이 2.7배 성장했고, 전체 매출 규모는 작년 기준으로 하면 1천180억 원 정도입니다.

국내 판매 1위를 하고 있는 한 수제 맥주 업체는 3년 만에 매출이 15배나 증가했고, 조만간 코스닥 상장을 하고, 또 동남아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앵커>

국내 수제 맥주 업체들이 대부분 작은 업체들이잖아요. 그런데 어쨌든 이렇게 작은 업체들이 성장하고 있다는 이야기인 것 같아서 기분 좋기도 하네요. (그렇죠. 게다가 국내산이고요.) 그렇죠.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음주 습관도 좀 바뀌었다면서요?

<기자>

사실 요즘에 집 밖에서 여러 명이, 또 오랫동안 술을 마시기는 굉장히 힘들잖아요. 회사 회식이나 단체 모임도 많이 사라졌고요.

그래서 술을 마시는 횟수 자체는 줄었고요. 음주 상대는 혼자, 또는 가족으로 바뀌었습니다.

주로 혼자 있을 때나, TV 같은 것을 보면서 술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술 마시는 횟수 자체는 줄었지만, 그 몇 번 안 되는 술자리에서 고위험 음주를 하는 비율이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했습니다.

여기서 고위험 음주는 과음이나 만취, 폭음 같은 것을 말하는데요, 그러니까 한 번을 마시더라도 많이 마시는 것이죠. 특히 여성들보다는 남성들이 과음과 폭음을 더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최근 음주로 인한 사건·사고가 잇따르는데요, 적정 음주량을 지키고 건전한 음주 습관을 스스로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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