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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올림픽대로서 유턴"…거절한 장애인 택시기사 폭행

<앵커>

지체장애를 가진 50대 택시기사가 운전 도중 아들 또래인 20대 승객으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했습니다. 올림픽대로에서 유턴을 해주지 않았다는 게 폭행 이유였다고 합니다.

한성희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웃통을 벗은 남성이 유유히 걸어가다 손에 쥔 웃옷을 입으며 담배를 피웁니다.

잠시 뒤 좁은 골목에서 남성의 뒤로 경찰차가 멈추고 경찰이 저항하는 남성에 수갑을 채우고 체포합니다.

운전 중인 택시기사를 웃통까지 벗고 마구 폭행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힌 장면입니다.

지난 16일 밤 11시 20분쯤 지체장애 3급인 택시기사 A 씨는 술에 취한 20대 승객 B 씨를 태웠습니다.

그런데 이 승객은 유턴이 불가능한 올림픽대로에서 수차례 유턴을 요구했습니다.

A 씨가 거부하자 사정없이 욕설과 주먹이 날아왔다고 합니다.

[A 씨/피해 택시기사 : '나는 장애인이다' 그렇게 얘기를 했는데도 못 들은 것처럼 계속 폭행을 했어요. '이렇게도 사람이 죽는구나'하고….]

폭행이 계속되자 A 씨는 경찰에 신고하면서 6차선 도로 중앙에 택시를 세웠고 B 씨는 뒷문을 열고 빠져나와 유유히 자리를 떴습니다.

A 씨는 뇌진탕 등으로 전치 3주의 진단을 받았지만 합의의 뜻을 전했습니다.

[A 씨/피해 택시기사 : 전화상으로라도 사과라도 한마디 있었으면 뭐 저희 아들하고 같은 나이 또래인데 저라고 왜 용서할 마음이 없겠습니까.]

하지만 가해자는 합의를 하느니 벌금형을 받겠다며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A 씨/피해 택시기사 : (담당 형사가) 구속은 안 되고, 절대 안 되고 300만 원 벌금 나올 거라고. 형사가 판사도 아니고….]

장애인을 폭행할 경우 가중 처벌이 가능한데, 경찰은 A 씨가 장애인이라는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경찰은 뒤늦게 관련 혐의를 추가하는 걸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이승진, CG : 정회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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