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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은 X" "굶겨봐"…조사 받곤 "신고한 X 누구냐"

<앵커>

생후 16개월 된 정인이를 숨지게 한 양어머니가 어제(14일) 1심 재판에서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받았죠. 양부모는 뒤늦게 사죄하며 고개를 숙였지만, 그동안 이들이 나눈 문자메시지에서는 정인이에 대한 미안함이나 후회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현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정인이가 입양된 지 한 달 뒤인 지난해 3월 4일 양부모가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입니다.

양어머니 장 씨가 정인이를 가리켜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안아주면 안 운다"고 말하자, 양아버지 안 씨가 "귀찮은 애"라며 욕을 합니다.

이틀 뒤 장 씨는 "온종일 신경질, 대신 오늘 폭력은 안 썼다"며 일찌감치 아이를 학대한 것으로 의심할 만한 문자를 보내는가 하면, "정인이가 음식을 안 먹는다"는 아내의 하소연에 안 씨가 "하루종일 굶겨보라"며 학대를 부추기는 듯한 답을 보내기도 합니다.

정인 부모 카톡

정인이를 학대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을 때는 "신고한 사람이 누구냐" 욕을 하고, 정인이가 숨진 다음 날에는 부검 결과를 묻는 지인에게 "결과가 잘 나오도록 기도해달라"며 학대 사실을 숨기려 하는 등, 반성이나 후회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대화를 나눴습니다. 

어제 1심 재판에서 검찰은 양부모가 휴대전화에서 삭제했던 400여 건의 카톡 대화 내용을 복원해 공개했습니다.

이런 내용을 근거로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장 씨에게 사형을, 이를 방관한 안 씨에게는 징역 7년 6개월을 구형했습니다.

장 씨는 "잘 키우고 싶은 욕심이 집착이 됐다"며 "아이를 미워한 적은 맹세코 없다"고 말했고, 안 씨는 "평생 속죄하며 살겠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정인 학대 가해자

이들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 달 14일 열립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이찬수, 영상편집 : 박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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