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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화장실에 30시간 갇히고 차에 침대까지…중국 춘제 백태

중국의 최대 명절 춘제 연휴가 끝이 났습니다. 중국 정부가 정한 공식 연휴 기간은 2월 11일부터 17일까지였습니다. 워낙 인구도 많고 땅도 넓은 데다, 우리와는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이 이 춘제 연휴기간 중국에서 벌어졌습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 사태 때문에 귀향을 포기한 중국인들이 많고, 고향에 가더라도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대중교통보다는 자가용을 이용한 중국인들이 많아 여느 해에 보지 못한 해프닝들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 자물쇠 고장으로 화장실에 갇혀…하수관 두드려 구조돼

중국 텅쉰망 등에 따르면 쓰촨성 출신 페이 모 양은 이번 춘제에 귀향을 포기하고 베이징에서 춘제를 맞기로 했습니다. 페이 양은 춘제 당일 새벽 화장실에서 씻은 뒤 나오려고 했지만 문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문 손잡이를 세게 돌려도 꿈쩍도 안했습니다. 손잡이가 고장 난 것이었습니다. 설상가상. 페이 양은 집에 혼자 살고 있었고, 휴대전화도 화장실에 올 때 가져오지 않았습니다. 화장실의 유리창을 깨고 그 틈으로 문을 열어보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페이 양이 깨트린 화장실 유리창 (사진=텅쉰망)

페이 양은 변기 위에 앉아 쪽잠을 잔 뒤 수돗물을 마셔가며 탈출 방법을 강구했습니다. 마침 그날 오후에 택배가 오기로 한 게 생각났습니다. 택배기사가 문을 두드리거나 초인종을 누르면 큰 소리로 도움을 요청할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전화기가 몇 번 울리는가 싶더니 택배기사는 오지 않았습니다. 다른 방법을 택해야 했습니다. 페이 양은 수도꼭지와 샤워기로 하수관을 두드리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드디어 아래층에서 회답이 왔습니다. 무슨 일 있느냐는 소리가 들렸고, 페이 양은 화장실에 갇혔다고 큰 소리로 얘기했습니다. 급히 올라온 아래층 주민에게 현관문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나서야 페이 양은 화장실에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 갇힌 지 30시간 만이었습니다.

페이 양이 수도꼭지와 샤워기로 두드린 하수관 (사진=텅쉰망)

● 차량 뒷좌석을 침대로 개조하고 고속도로에서 밥 차려 먹기도

춘제 연휴기간이던 2월 13일 중국 교통경찰은 후난성 장자제 톨게이트에서 승합차 한 대를 적발했습니다. 승합차를 열어보니 뒷좌석은 전부 눕혀진 상태였고, 스테인리스강 위에 널빤지와 매트리스가 깔려 있었습니다. 완벽한 침대였습니다. 그 위에는 각각 8세와 5세의 두 딸이 앉거나 누워 있었습니다. 운전자 탄 모 씨는 긴 여행길에 딸들을 편하게 해주려고 차를 개조했다고 했습니다. 경찰은 즉각 차량 수리센터로 가 원상태로 복원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중국에선 불법 개조된 차량의 경우 경찰이 현장에서 압수할 수 있고 500위안(약 8만 5천 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2월 13일 장자제 톨게이트에서 적발된 차량. 뒷좌석이 침대로 개조돼 있다. (사진=CCTV 캡처)

그런가 하면, 18일 중국 포털 바이두엔 다른 차량의 영상이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차량 트렁크에서 밥을 차려 먹는 영상이었습니다. 17일 춘제 연휴 마지막 날 귀경길에 고속도로가 막히자, 차량 뒤 트렁크에 있는 전기밥솥에서 밥을 퍼 여유 있게 먹는 영상이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고향에 안 가는 중국인이 1억 명이 넘었다고 하지만, 중국은 중국이었던 모양입니다. 귀경길 정체 현상은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귀경길 고속도로가 정체를 빚자 차량 트렁크에 있는 전기밥솥에서 밥을 푸고 있는 장면 (사진=바이두 캡처)

● 최고 온도 2천℃ '강철 솜' 폭죽 등장…폭죽으로 베이징에서만 47명 다쳐

중국인들의 폭죽 사랑은 유명합니다. 춘제 전날인 섣달 그믐부터 정월대보름까지 액운을 쫓기 위해 밤마다 폭죽을 터뜨립니다. 중국에 처음 온 외국인이라면 이 생경한 광경에 놀라기 일쑤입니다. 마치 전쟁이라도 난 듯 굉음이 밤새 도시 전체를 뒤흔듭니다. 고향에 가지 않고 베이징에 머문 시민들이 많다 보니, 또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때문에 폭죽을 못 터뜨렸다 보니 올해는 한풀이라도 하듯 유난히 많이 폭죽을 터뜨렸습니다.

올해 새로 등장한 폭죽도 있습니다. 강철 솜에 불을 붙여 공중에서 빙빙 돌리는 폭죽입니다. 하지만 중국 중앙정부인 국무원이 나서 이 폭죽을 금지했습니다. 매우 위험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중국 국무원에 따르면 이 폭죽의 분사구 온도는 700~800℃에 이르고, 연소될 때 온도는 최고 2천℃에 달합니다. 중국 당국은 이 폭죽을 전량 폐기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올해 중국에서 새로 등장한 강철 솜 폭죽 (사진=바이두)

중국 매체 신경보에 따르면, 2월 16일까지 베이징에서는 폭죽과 관련해서 793명이 적발돼 54명이 벌금 등 처벌을 받았습니다. 중국은 대도시의 도심 등 일정 구역 안에서는 폭죽 터뜨리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미세먼지와 소음, 사고 등 피해가 크기 때문입니다. 이번 춘제 연휴기간 베이징에서만 폭죽으로 47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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