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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이래서 잡기 어렵다"…내부자의 고백

<앵커>

하지만 보이스피싱 사기 조직의 몸통까지 모두 잡아들이긴 쉽지 않습니다. 대개 중국에 본거지를 두고 꼬리가 밝히면 즉시 그 꼬리만 끊어내고 숨기 때문입니다. 저희 취재진이 전직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그 수법을 들어봤습니다.

이어서 최선길 기자입니다.

<기자>

중국 충칭의 한 사무실.

책상 위에 휴대전화와 문서가 놓여있습니다.

010으로 시작하는 국내 휴대전화 번호가 빼곡히 적혀 있고 피해자를 속이기 위한 전화통화 대본도 있습니다.

1년 전까지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에 몸담았던 이 남성은 조직이 수십 명 단위로 움직인다고 말합니다.

[보이스피싱 전 조직원 : (사무실) 이쪽에 20명, 이쪽에 20명. 그러니까 전부 다른 돈 운반책이라든지 해서 한 50명이 되는 거예요.]

해커가 전화번호와 개인정보 등을 빼내면, 가짜 검사와 수사관 등으로 역할을 나눠 번갈아 피해자를 압박합니다.

[보이스피싱 전 조직원 ; 1차(전화)가 수사관이고 2차가 검사고, 피해자가 걸려야지만 1차에서 2차로 넘길 것 아닙니까.]

단속을 피하기 위한 수법은 치밀했습니다.

중국 조직원의 전화는 한국 조직원의 통신 중계 장비로 연결됩니다.

이 중계 장비에 국내 대포폰 유심이 꽂혀 있기 때문에 010으로 시작하는 번호가 표시되는 겁니다.

중계 장비를 담당하는 한국 조직원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끊임없이 옮겨 다닌다고 합니다.

[보이스피싱 전 조직원 : 계속 움직이면서 기지국을 옮겨 다니는 거예요. 그 기계장치를 중국에서 만들어서 한국으로 보내는 거죠.]

국내 조직원들이 붙잡히면 즉시 연결을 차단합니다.

[보이스피싱 전 조직원 : 중국에서 일을 하다가 전화가 안 되잖아요. 한국에서 잡혔단 뜻이에요. (그럼 중국에서) 애들은 다 퇴근을 하죠.]

한국 경찰이 중국 공안에 수사 공조를 요청해도 소용없다고 말합니다.

[보이스피싱 전 조직원 : 중국 공안 같은 경우는 자기들끼리 연결돼 있어서 전화 한 통 하고 돈 주면 그걸로 끝이에요.]

우후죽순 확산하는 보이스피싱 조직을 잡는 건 매우 어려운 만큼 의심 가는 전화에는 아예 응하지 않는 게 최선의 방책입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김용우, 영상편집 : 김종우,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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