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내년 1월 세계핸드볼선수권에 'RUS' 대신 'RHF'로 출전

지난 17일 스포츠중재재판소(CAS)로부터 앞으로 2년간 주요 국제 스포츠대회 참가를 제한하는 징계를 받은 러시아가 내년 1월 이집트에서 열리는 제27회 세계남자핸드볼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됐습니다.

국제핸드볼연맹(IHF)은 27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러시아올림픽위원회 등과 논의 결과 러시아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 국가명과 국기, 국가 사용을 할 수 없는 조건으로 출전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CAS는 17일 러시아가 양성 반응이 나온 도핑 테스트 결과를 숨기는 등 도핑 샘플을 조작한 혐의에 대해 앞으로 2년간 올림픽, 세계선수권과 같은 주요 국제 스포츠대회 참가를 제한하고, 같은 기간 러시아가 주요 국제 대회를 열지도 못하게 하는 징계안을 확정했습니다.

징계 기간에는 2021년 도쿄하계올림픽,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과 카타르 월드컵 축구대회 등이 열립니다.

러시아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도 도핑 결과 조작 혐의로 IOC로부터 회원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아 도핑과 무관하다는 점이 입증된 선수들에 한해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자격으로 출전한 바 있습니다.

2021년 1월 13일 이집트에서 개막하는 남자핸드볼 세계선수권은 이번 CAS의 징계안 확정 이후 열리는 첫 주요 세계선수권대회라는 점에서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 여부와 출전 시 어떤 방식으로 나올 것인지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우선 팀 이름은 '러시아 핸드볼협회 팀'(Russian Handball Federation Team)으로 정해졌고, 국가 코드도 IOC의 'RUS' 대신 'RHF'를 쓰도록 했습니다.

또 국기는 러시아 핸드볼협회 로고가 그려진 깃발을 사용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글자로 설명을 붙이지 못합니다.

유니폼 등 공식 의류에는 러시아를 상징하는 그림이나 약자 등을 사용할 수 없고, 역시 러시아 핸드볼협회 로고만 부착할 수 있습니다.

유니폼에 '러시아' 국가명을 남길 수는 있지만 이 경우 '중립국 선수'(Neutral Athlete)라는 표시가 같은 크기로 들어가야 합니다.

국가는 아직 어떤 곡으로 대신할지 정하지 못했습니다.

현재 IHF가 러시아 올림픽위원회와 논의 중인데 대회 개막 때까지 대체 곡 선정에 실패하면 IHF 연맹 주제가를 틀 예정입니다.

이 대회에 러시아는 한국, 슬로베니아, 벨라루스와 함께 H조에 편성됐습니다.

AP통신은 "현재 캐나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주니어 아이스하키 선수권대회에는 러시아 대표팀이 '러시아'라는 국가명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출전 중"이라며 "국제아이스하키연맹은 'CAS의 판결은 성인 대회에만 적용된다'고 설명했다"고 보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