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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문 열면 도로 · 변기물 뚝뚝…공공임대 실태

새 공공임대 6채 중 1채 '하자'

<앵커>

정부가 전세난을 해소하기 위해 앞으로 11만 4천 호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요. 그러면서 새로 짓는 공공임대주택의 품질 개선도 공언했는데 이미 지어진 공공임대 아파트 단지들에서는 문제가 있어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주민들 불만이 큽니다.

박찬근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다음 주 입주를 앞둔 1025세대 공공임대 아파트 단지입니다.

그런데 1층 구조가 이상합니다.

비밀번호나 카드키를 대야 통과할 수 있는 공동현관은 2층부터 이용 가능하고 1층 개별 현관문은 도로와 맞닿아 있습니다.

도로와 맞닿은 공공임대주택 현관문

도로를 지나는 외부인이 마음만 먹으면 집 앞까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겁니다.

[김성준/인근 주민 : 치안도 안 좋을 것 같고 누가 와서 오줌 누고도 갈 것 같고 쓰레기도 많이 버릴 것 같고. 좀 하여튼 이상하더라고요. 택배 같은 것도 문 앞에 두고 가면 그냥 완전히 노출이 되어버리잖아요.]

한 입주 예정자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어렵게 당첨돼서 보러 갔더니 기계실인 줄 알았다, 이사를 가야 하나 고민"이라고 썼습니다.

실제 1층에 입주하기로 했던 41세대 중 11세대는 어렵게 당첨된 계약을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SH는 주민 사이 단절을 없앤다는 설계 의도에 따라 개방형 구조로 지었다고 했다가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입주민 의견을 수렴해 필요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물러섰습니다.

화장실 천장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습니다.

인천 서구 가정 LH 3단지, 윗집 변기물 누수

윗집 변기와 연결된 하수관에서 흘러나온 물입니다.

마루 벽에는 곰팡이도 슬었습니다.

[A 씨/LH 임대 아파트 입주민 : 어린애들을 똥물 떨어지는 화장실에서 씻길 수가 없어서 그 당시 씻지를 못했습니다. 이런 기관들이 주재를 해서 공공 임대를 늘린다 한들….]

A 씨는 지난해 9월부터 하자보수를 요청했는데 LH 측 조치는 반년 뒤인 올 3월에야 끝났습니다.

A 씨는 반복되는 하자와 미온적인 보수 조치를 견디지 못하고 이사를 결심한 상태입니다.

방 벽을 손으로 툭툭 치자 뿌연 분진이 날립니다.

바닥에는 이렇게 떨어진 잿빛 분진이 쌓였습니다.

B 씨와 가족들은 분진과 악취로 인후통과 두통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B 씨/LH 임대 아파트 입주민 : 엄청 독해, 맡으면 진짜 확 목에서 걸린 거 같고 기침을 하게 되고 머리 두통까지 오는 그런 분진이 떨어졌는데… 건강의 문제거든요.]

최근 4년간 공공임대를 포함해 LH가 신규 공급한 주택은 약 23만 호, 이 가운데 1년 안에 하자가 발생한 건수는 3만 6천 건 가까이 됩니다.

여섯 집 중 한 집꼴로 하자가 생긴 셈입니다.

[김진유/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 : 인력과 시간이라는 걸 갑자기 늘릴 수는 없잖아요. (공공임대) 물량 목표를 굉장히 늘려놓으면 하자의 발생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고 봐야 되죠.]

지난주 전세 대책을 발표한 정부는 빠른 공공임대 공급, 질 좋은 평생 주택을 약속했습니다.

또 이렇게 짓는 건 아니길 임대주택 입주자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소지혜, VJ : 박현우, CG : 조수인·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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