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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판다] '알짜' 계열사 매각…재벌 3세들의 거래, 왜? (풀영상)

<앵커>

SBS 탐사보도 '끝까지판다' 팀이 재벌 3세의 수상한 거래를 취재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인 한국타이어 3세 조현범 사장과 한국도자기 3세인 김영집 사장, 이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지난 2015년 한국타이어는 프릭사라는 계열사를 김영집 사장 일가가 소유했던 알비케이라는 회사에 매각합니다. 이 프릭사는 브레이크 패드를 만드는 곳으로, 국내 매출 대부분을 한국타이어를 상대로 올리고 있는 업체입니다. 반면에 프릭사를 사들인 알비케이는 생긴 지 1년도 되지 않은 사실상 서류상의 회사였습니다. 두 회사 모두 적법한 거래였다고 말하지만, 한국타이어가 안정적 수익이 나는 알짜 업체를 왜 팔았는지 여기에 의문이 남습니다.

이뿐 아니라 의혹이 하나 더 있습니다. 조현범 사장 측이 프릭사를 알비케이에 판 뒤에 무슨 이유에서인지 알비케이에 돈을 빌려주고 담보를 걸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조현범 사장 측이 알짜 계열사를 다른 데 팔고도 여전히 그 회사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복잡해 보이는 이 거래를 통해서 누가 피해를 본 것이고, 또 누가 이익을 얻은 것인지 지금부터 하나하나 따져보겠습니다.

먼저 권지윤 기자입니다.

<기자>

브레이크 패드 등 자동차 부품을 만들어 온 한국타이어의 비상장 계열사 프릭사입니다.

프릭사의 매출은 2014년말 기준 153억 원, 당기 순이익은 8억 8천만 원입니다.

국내 매출의 거의 100%가 한국타이어 납품으로 발생합니다.

그런데 2015년 한국타이어는 프릭사를 컨설팅 회사인 알비케이홀딩스에 65억 원에 매각합니다.

[수상한 거래]
[김필수/대림대 자동차학 교수 : 프릭사 자체는 브랜드 이미지도 좋고 품질도 고급화 되면서 한국타이어에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분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로 떼어서 매각한다는 부분들은 시너지를 버리는 부분들도 있고요.]

취재진은 두 회사에 거래 이유 등을 여러 차례 질의했는데, 한국타이어와 알비케이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진 적정 가격의 거래"였다고만 밝혔습니다.

거래 이유와 경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없었습니다.

프릭사를 인수한 알비케이가 어떤 회사인지 주소지로 찾아가 봤습니다.

건물 안팎 어디서도 알비케이 간판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대신 프릭사의 서울지부 사무실만 존재합니다.

[프릭사 관계자 : (알비케이홀딩스 어디 있는 거예요?) 여기 사무실을 같이 써요.]

주소는 있지만 사무실은 없는 회사, 이른바 페이퍼컴퍼니입니다.

알비케이 관계자는 페이퍼컴퍼니라는 사실은 인정하면서 기업 인수를 위해 만든 회사라고 밝혔습니다.

알비케이는 2014년 6월 자본금 1억 원에 설립했는데 한국타이어로부터 프릭사를 인수하기 불과 열 달 전입니다.

그런데 알비케이 이사 명단에서 취재진은 익숙한 이름을 발견했습니다.

한국도자기 3세 김영집 전 프릭사 사장입니다.

[수상한 거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인 조현범 사장과 김영집 사장은 지난 2008년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는데, 김 사장은 유죄가 확정됐고 조 사장은 무혐의로 사건은 종결됐습니다.

7년이 지난 2015년 두 사람이 알비케이를 중심으로 다시 만난 것입니다.

알비케이 법인등기부를 보니 대표이사는 김영집 사장의 부인 이 모 씨였고 김 사장의 아버지는 이사, 어머니는 감사입니다.

사실상 가족 회사로 지분도 김 사장 일가가 거의 갖고 있습니다.

한국타이어에서 연 100억 원 넘는 매출을 올리는 프릭사가 김영집 사장의 가족 회사로 넘어간 것인데, 한국타이어와 알비케이 이 두 회사는 프릭사를 사고 판 이후에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합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공진구, 영상편집 : 박진훈, CG : 홍성용·최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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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프릭사라는 회사는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곳인데 그런 회사를 한국타이어가 왜 판 것인지, 그 이유를 저희 '끝까지판다' 팀이 취재해봤습니다. 매각이 이뤄진 이후에 그 회사들의 움직임을 추적해봤는데, 수상한 점들이 여럿 포착됐습니다.

회사를 판 뒤에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의심을 살만한 거래들인데 이 내용은, 김도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국타이어가 매각한 브레이크 패드 전문업체 프릭사는 올해도 정부의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최종 선정될 만큼 성장성이 돋보이는 우수 중소기업입니다.

[김정철/변호사 : 한국타이어 관련돼서 지속적인 거래가 확정된 어떻게 보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 같은 거잖아요? 매각된 금액을 보게 되면 저가에 매각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알비케이에 판 지 5년이 지났지만 프릭사와 한국타이어와의 관계는 여전히 끈끈합니다.

[프릭사와 한국타이어]
국내 매출의 95% 이상을 한국타이어를 상대로 올리고 있고, 홈페이지에서는 한국타이어와 가족회사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한국타이어와 알비케이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2017년 한국타이어 조현범 사장은 사재를 털어 또 다른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Y사를 사들입니다.

조 사장이 지분율 76.5%로 최대 주주인데, 2대 주주가 알비케이입니다.

조 사장이 산 회사의 지분을 알비케이도 17.6% 사들인 것입니다.

한국타이어와 알비케이 사이 금전 거래도 이어집니다.

한국타이어 측은 프릭사를 알비케이에 판 뒤 알비케이에 40억 원을 빌려줍니다.

한국타이어는 이 대가로 연 7% 이자를 받으면서 알비케이와 자신들이 판 프릭사 주식 100%를 담보로 잡습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한국타이어의 또 다른 계열사도 알비케이에 10억 원을 빌려줍니다.

이 10억 원의 담보로 알비케이는 조 사장과 함께 투자한 Y사 주식 일부를 제공합니다.

결국 한국타이어 측이 65억 원을 받고 프릭사를 알비케이에 판 뒤 50억 원을 알비케이에 빌려주는 방식으로 프릭사와 알비케이 등의 주식을 담보로 잡으며 해마다 이자까지 받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조현범 사장 측이 프릭사를 판 뒤에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의심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김경률/회계사 : '저 정도 거래 외관이라면 저건 위장 거래다. 사실상 매매한 것이 아니다.' 이렇게 우리가 충분히 추정할 수 있고 오히려 그 반증, '우리 이거 위장 매매 아니고 실거래입니다'라는 걸 알비케이홀딩스가 입증해야 할 그런 순서가 아닌가.]

(영상취재 : 홍종수, 영상편집 : 박진훈, VJ : 김준후, CG : 이예정·성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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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취재한 '끝까지판다' 팀 권지윤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조현범 사장 측이 얻을 수 있는 것은?

[권지윤 기자 : 프릭사 거래에 대해 프릭사와 알비케이 모두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적절한 거래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셨듯 여럿 의심되는 정황들이 있어서 위장 매매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건데요,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위장 거래를 통해서 대기업 오너들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김정철/변호사 : 주요 자산을 어떤 곳에 처분을 하고 그 처분한 제 3자의 법인으로 넘어가면서부터는 특수이해관계를 벗어나게 되니까 좀 더 많은 일들을 거기로 몰아줄 수도 있고, 거기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빼는 방식에 대해서 서로 협의가 된다고 한다면 얼마든지 더 많은 수익을 빼낼 수 있는 거죠.]

[권지윤 기자 : 대기업 집단에서 벗어나니까 관계 당국의 감시는 덜 받게 되고 또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이익은 더 취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또 비상장사로 넘어가면 주주 눈치도 볼 필요가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Q. 내일 전해줄 내용은?

[권지윤 기자 : 이 사건에 대해서는 알비케이를 중심으로 한 수상한 거래 정황을 여러 건 포착했는데, 내일이어서 보도하겠습니다.]

▶ [끝까지판다①] '알짜' 계열사를 왜?…재벌 3세들의 거래
▶ [끝까지판다②] 판 뒤에도 '끈끈'…알비케이는 누구 회사?
▶ [끝까지판다③] "당국 감시 덜 받고, 일감 몰아주기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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