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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찾는 불나방처럼 범행" 담담하게 답해나간 이춘재

8차 사건 재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

<앵커>

지난 1986년부터 5년 동안 경기도 화성 일대에서 여러 사람을 숨지게 했던 이춘재가 첫 범행 34년 만인 오늘(2일) 처음으로 법정에 섰습니다. 8번째 사건 범인으로 지목돼서 억울한 누명을 쓰고 20년을 복역했던 윤성여 씨의 재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것입니다. 지난해 9월 처음 용의자로 특정된 이후에 14건의 살인과 30건이 넘는 성폭행 사실을 털어놨던 이춘재는 오늘 법정에서 당시 불을 찾아다니는 불나방처럼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습니다.

먼저 증언 내용을, 민경호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화성연쇄살인범 이춘재가 수원지법 법정에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화성 연쇄 살인범 이춘재

범행 34년 만에, 또 재수사에서 신원이 특정된 지 1년 2개월 만입니다.

녹색 수의 차림에 군데군데 흰 머리가 난 이춘재는 다소 쉰 목소리로 담담하게 증언을 이어갔습니다.

"연쇄살인사건 진범이 맞느냐"는 변호사의 질문에 분명한 목소리로 "네, 맞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지난해 9월 경찰이 수사를 위해 교도소로 왔다는 말을 듣고는 "올 것이 왔다"라고 생각했다며 이후 범죄심리분석관들에게 마음을 열고 범행을 자백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춘재는 법정에서 30여 년 전 자신의 범행 장면을 상세히 묘사하면서도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무책임한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특별한 이유 없이 마주치면 범행했다", "범행 전 별 생각이 없었다"며 충동적으로 범행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자신을 돌아보니 "불을 찾아다니는 불나방처럼 의지와 상관없이 범행을 저지르고 있었다"라고 했습니다.

자신 때문에 억울한 누명을 쓰고 복역한 윤성여 씨를 비롯해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면서 자신의 자백으로 피해자와 가족이 "마음의 평안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춘재에게 목숨을 잃은 피해자는 14명, 성폭행당한 피해자는 34명에 달합니다.

피해자와 유가족이 30년 넘게 고통 속에서 살고 있지만, 공소시효가 끝나 이춘재를 처벌할 방법은 없습니다.

(영상취재 : 김명구,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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