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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미 대선 후 '혼란기' 조짐…20년 전 보니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함께합니다. 권 기자, 미국 대선이 이제 열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현지에서는 3일이고 우리 시각으로는 4일에 투표가 마감이 될 텐데, 누가 뽑히느냐에 따라서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정말 어마어마하죠.

<기자>

네. 지난 몇 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새벽마다 날리는 트윗에 따라서 그날그날 우리 주식시장까지 요동치던 것만 생각해봐도 그렇죠.

미국 대통령이 경제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정책을 미느냐에 따라서 우리는 거의 즉각적으로 영향을 받게 됩니다.

친절한 경제에서도 앞으로 미 대선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계속 짚어보려고 하는데요, 이번 미국 대선은 특이점이 있습니다.

투표 후에 승자가 바로 가려지지 않는 혼란기가 올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는 사람이 많습니다.

지금 미국 내 여론조사로는 현재 야당인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가 유리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맹 추격하고 있습니다.

접전이 된다고 봤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진작부터 강조해 온 게 있습니다.

사전 우편투표는 조작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투표 결과에 부정이 의심된다면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이미 인터뷰를 통해서 시사해 왔습니다.

올해 미국 대선의 열기가 뜨거운 데다가 코로나19 때문에 유권자들이 사전투표를 많이 택하고 있습니다.

미국 전체 유권자의 4분의 1이 벌써 사전투표를 마쳤습니다.

지금 보시는 이 긴 줄이 다 투표하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고요, 저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 사전투표자의 70% 가까이가 우편투표를 이미 했습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지지자 중에는 당일 투표자가 많고 바이든 지지자 중에는 사전투표자가 많을 거라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부정적인 견해를 표명해온 우편투표를 포함한 사전투표의 비중이 커지면서 접전이 되면 연말까지 승자가 깔끔하게 가려지지 않을 가능성이 벌써 상당히 크게 제기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앵커>

사실상 두 달 가까이 되는 건데요, 누가 되든지 제때 딱 결과가 나와서 방향이 정해지는 게 좋지 그런 경우라면 악영향을 예상할 수밖에 없겠죠?

<기자>

네. 20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2000년 미국 대선이죠. 지금 우려되는 대선 이후에 결과를 확정 짓지 못하는 상황이 그때 대선에서도 빚어졌습니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당락을 가르는 지역 중의 하나인 플로리다에서 검표를 거듭할수록 두 후보 간에 격차가 좁혀지면서 이 문제가 법정까지 갔습니다.

결국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으로 결론이 내려진 게 12월 초순 35일 동안 혼란이 이어졌습니다. 그 기간에 미국 증시, 대표적 지수인 S&P500은 8% 넘게 빠졌고요, 신기술주들이 모인 나스닥은 22% 하락했습니다.

미국을 제외한 이른바 선진시장 증시들보다 시간이 갈수록 시장이 더 시들시들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우리나라도 그때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같은 기간에 대체로 하락해서 4% 넘게 빠졌는데요, 미국 시장의 혼란이 우리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미친 탓 역시 있었던 것으로 봅니다.

특히 올해는 미국에 재정 부양책 문제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올해 추경안을 네 번 통과시키면서 정부가 돈을 풀어왔죠.

미국도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불황을 이기기 위해서 계속 돈을 풀었고요, 지금도 어마어마한 규모의 부양책을 미국 정부와 의회에서 논의하고 있는데요, 이게 대선 전에 통과될 것이냐 관심이 많았습니다.

현재로서는 대선 전에는 안 될 가능성이 훨씬 높은데요, 부양책의 처리가 대선 이후로 넘어갔을 때 정국이 혼란한 상태라고 하면 부양책 협상은 계속해서 좀 더 긴 기간 동안 교착상태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사실 그 돈이 우리나라에 올 돈은 아니지만 미국 시장에 안정이 우리 같은 신흥시장에게는 굉장히 영향이 있는 거겠죠?

<기자>

네. 미국 시장의 경기가 요새 생각보다 괜찮아서 부양책이 그렇게 급하지 않다, 아니다, 코로나의 재 확산세가 훨씬 더 심상치 않다, 많은 얘기가 나옵니다만, 아무튼 미국 시장은 예측 가능한 게 우리에게 여러모로 유리합니다.

불확실성이 크고 달러가 별로 돌지 않을 것 같다, 이런 분위기가 지배적이 되면 투자금이 우리나라까지 오지 않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신흥국 중에서도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들보다 코로나 방역도 잘 되고 기업들도 착실하게 실적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나라에 견고하게 투자가 돌아올 가능성이 커지지만요, 그런 흐름이 나타날 수 있는 배경은 전반적으로 미국을 비롯한 금융 흐름이 안정돼야 뚜렷해집니다.

일단 미국 대선은 누가 되느냐보다 누가 됐는지 얼마나 빨리 정리되느냐가 단기적으로는 더 큰 이슈가 되겠는데요, 어느 쪽이 이기느냐에 따라서 우리에게 미칠 영향들은 어떻게 또 나눠볼 수 있을지 그건 다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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