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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한 줄 알았다" 지문은 눈으로만…술술 준 주민증

타인 명의 주민증으로 휴대전화 개통 · 카드 발급

<앵커>

강원도 원주에 사는 한 남성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서울 한복판에서 휴대전화가 개통되고, 또 신용카드도 발급됐다면서 저희한테 제보를 해주셨습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이 제보자의 명의를 훔쳐 쓴 20대를 붙잡았는데, 알고 보니 주민센터에서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주민등록증을 내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민경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한 지역 농협에 들어서는 남성.

제대로 확인않고 주민등록증 내준 주민센터

잠시 자리를 떴다 직원들 안내를 받아 다시 들어오는데 뒤이어 나타난 경찰에 연행됩니다.

28살 최 모 씨가 도용한 신분증으로 체크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하려다 현행범으로 체포되는 모습입니다.

[송재철/농협중앙회 전화사기대응팀장 : 자기 번호표 순서가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창구 직원에게 와서 고함을 치면서 빨리 해달라(고 혼란스럽게 했습니다.)]

최 씨에게 신분을 도용당한 피해자는 24살 김재호 씨.

거래하던 농협에서 신청하지도 않은 카드가 발급됐다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피해 사실을 알렸습니다.

농협 측은 곧바로 거래 정지 조치를 했고, 최 씨는 이 사실을 모른 채 체크카드 계좌에서 돈을 빼내려 하다 덜미가 잡혔습니다.

카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최 씨는 이곳 객장 앞에서 잠시 머물렀는데, 이를 발견한 지점 직원들이 최 씨를 지점 안으로 유도하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최 씨는 카드 발급 하루 전에는 김 씨 명의로 휴대전화 두 대도 개통했습니다.

[김재호/명의 도용 피해자 : 휴대전화 두 대를 개통해서 해지 위약금하고 소액결제를 다 합쳐서 한 300만 원 정도 (갚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최 씨는 범행을 위해 피해자 김 씨 명의 주민등록증을 서울 서대문구 한 주민센터에서 발급받았는데, 주민센터의 신분 확인 절차는 허술했습니다.

[김재호/명의도용 피해자 : 사람 자체가 아예 다른 사람인데 이거 어떻게 발급해 줄 수가 있느냐 얘기하니까, 성형을 한 줄 알았다는 거예요.]

기계 오류를 이유로 지문은 눈으로만 확인했고, 구체적인 인적사항을 묻는 등 다른 본인 확인 절차는 거치지 않았습니다.

여권 등 다른 신분증이 없는 사람에게 주민등록증을 발급해줄 때는 직계 가족 등의 확인을 받는 등 추가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주민센터는 지키지 않았습니다.

[○○주민센터 관계자 : (지문이) 확인이 안 될 경우에 세세하게 (확인)하는 부분이 있어요, 가족관계라든지. 그런 부분이 좀 미숙했던 점 사과를 드리고….]

경찰은 최 씨에 대해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전민규,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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