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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택배기사 계약서 보니…"중도 포기 시 1천만 원"

"택배기사들 수수료 일부도 대리점 측이 착복"

<앵커>

어제(20일) 부산에서 50대 택배기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생계난과 대리점 갑질로 힘들었다는 글을 남겼는데, 저희 취재진이 대리점과 맺은 실제 계약서를 입수해 살펴봤습니다. 그 내용을 포함해서 택배기사들의 어려운 현실을 집중적으로 전해드립니다.

먼저, 송성준 기자입니다.

<기자>

로젠택배 부산강서지점과 택배기사가 맺은 실제 계약서입니다.

로젠택배 부산강서지점과 택배기사가 맺은 실제 계약서

계약 시 보증금으로 500만 원을 지점장에게 무이자로 예치하라는 조항이 나옵니다.

계약이 끝나면 돌려받는 돈이지만, 기사들이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요구하면 돌려받지 못하게 단서를 달아놨습니다.

더구나 개인 사정으로 계약 기간을 못 채우고 그만두면 위약금 1천만 원을 물도록 했습니다.

숨진 김 씨가 차량에 구인 광고까지 써 붙이며 후임자를 구하려 한 이유가 바로 이런 족쇄 때문입니다.

[로젠택배 노조 관계자 : 문제가 있죠. 그만둔다고 할 때 그만둘 수가 없도록 만든 갑에 유리한 계약서에 문제가 있죠.]

택배기사들에게 돌아가야 할 수수료 가운데 일부를 대리점 측이 착복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로젠택배 노조 관계자 : 올 초에 터미널(부산강서지점)을 이전했어요. 이전하면서 비용이 많이 들었을 것 아닙니까. 기사들에게 떠넘긴 거죠. 일방적으로….]

택배 물량이 많은 소위 목 좋은 지역을 놓고 암암리에 권리금이 오가는데도 대리점이 모른 척 방조해 기사들 부담을 키웠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택배기사들은 권리금 제도 또한 아무런 근거나 규정도 없이 오랜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런 불공정한 계약과 그릇된 관행이 또 한 명의 택배기사를 죽음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영상편집 : 위원양, CG : 이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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