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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25 희생자 위령비 '의문의 훼손'…경찰 수사 의뢰

<앵커>

한국전쟁 당시 희생된 민간인의 넋을 기리는 위령비가 지난 6월 25일에 한강대교 아래에 세워졌습니다. 그런데 얼마 안 된 지금 망가진 채로 흉물스럽게 방치돼있습니다.

임태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국전쟁 발발 사흘 뒤인 1950년 6월 28일 새벽 2시 30분.

한강 인도교에서 큰 폭발과 함께 다리 상판들이 강으로 추락했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이 북한군이 강을 건너는 걸 막겠다며 폭파 명령을 내린 겁니다.

심야에 다리를 건너던 피란민 수백 명이 애꿎이 희생됐습니다.

10여 년 전부터 서울시와 시민단체들은 희생자들의 넋을 달래기 위해 해마다 위령제를 지내 오다 70주기가 된 올해 6월 25일에 위령비까지 세웠습니다.

[김기준/평화재향군인회 상임공동대표 : 이정표가 있어야 되잖아요, 비석이. 여기에 관광 왔다든지 여기를 둘러보는 사람들이 다니다가 '여기 현장에 이런 게 있었구나'라고. 안 가르치니까.]

폭파 지점 부근인 노들섬에 자리 잡은 위령비는 4.7m 길이의 삼각형 모양으로 홍수 범람에 떠내려가지 않도록 콘크리트 바닥에 매립됐습니다.

그런데 온전한 모습이 석 달을 가지 못했습니다.

구리로 된 위령비가 약 3주 전쯤 무언가에 짓눌린 듯 찌그러진 채로 발견된 겁니다.

이렇게 안전펜스가 둘러쳐진 채 보수를 기다리는 위령비의 모습은 황량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김기준/평화재향군인회 상임공동대표 : 많은 서울 시민이 고초를 겪은 그 현장을 저렇게 발로 밟았는지, 자동차 바퀴로 밟았는지, 엄청 기분이. 아주 나쁘죠.]

겉모습만 봐서는 누군가 고의로 훼손한 건지, 지난 장마 때 망가진 건지 알 수 없는 상황.

서울시는 손상 경위를 밝히기 위해 용산경찰서에 수사 의뢰를 했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김선탁,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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