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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최대어가 2순위, 4수생 취업 성공' 남자 신인 선발 뒷이야기

[취재파일] '최대어가 2순위, 4수생 취업 성공' 남자 신인 선발 뒷이야기
한국 남자배구를 이끌어 갈 신인 선수를 뽑는 '2020~2021 한국배구연맹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가 그제(6일) 열렸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여자 신인 드래프트처럼 남자 신인 선발 역시 비대면 화상으로 개최됐습니다.

드래프트의 묘미 중 하나인 '지명 순서'에서 7개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현대캐피탈은 그야말로 대박이 났습니다. 이틀 전 센터 김재휘를 보내고, KB손해보험의 1라운드 지명권을 가져왔는데, KB손해보험이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얻으면서 현대캐피탈이 전체 1순위 영광을 차지했습니다. 여기에 지난 시즌 3위에 해당하는 4%의 낮은 확률로 4순위 지명권까지 따낸 함박웃음을 지었습니다. 반면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5위에 머물러 3번째로 높은 확률로 드래프트를 시작했지만, 5순위로 밀리면서 울상을 지었습니다.

● '신인 최대어가 2순위로'…현대캐피탈의 파격 선택

현대캐피탈은 KB손해보험의 1라운드 지명권을 양도받아 전체 1순위 선택권을 쥐게 됐습니다. 현대캐피탈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최태웅 감독은 이례적으로 타임을 외쳤습니다. 그리고 고심 끝에 한양대 레프트 김선호를 지명했습니다.

유병민 취파용 리사이징

모두의 예상을 깬 깜짝 지명이었습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최대어로 꼽힌 선수는 성균관대 레프트 임성진이었습니다. 대부분의 팀들이 청소년 대표 출신 195cm 장신 레프트 임성진을 노렸습니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팀 전력을 면밀히 분석한 뒤 가장 최적의 선수로 김선호를 선택했습니다. 전체 1순위의 영광을 김선호에게 내준 임성진은 1라운드 2순위 지명권을 가진 한국전력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김선호가 군 복무를 시작한 레프트 전광인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했다. 기본이 탄탄하고, 안정된 수비를 자랑한다. 우리는 애초부터 임성진보다 김선호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수 선발에 염두를 뒀다. 4순위에 뽑은 리베로 박경민도 훌륭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선발한 선수들은 3~4년 뒤 팀의 주축 선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유병민 취파용 리사이징

● '재수생에게 기회를'…삼성화재의 놀라운 행보

삼성화재 고희진 감독은 4라운드에서 세터 제경목을 지명했습니다. 지난해 드래프트 당시 홍익대 소속이던 제경목은 프로 구단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실업팀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재수 끝에 프로의 꿈을 이룬 건데, 드래프트 재신청 선수가 지명된 건 제경목이 사상 처음이었습니다. 삼성화재의 놀라운 행보는 계속됐습니다. 수련선수 선발 라운드에서 고희진 감독은 레프트 이현승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이현승은 2017~2018 드래프트에 나왔지만 지명받지 못한 뒤 화성시청에서 선수로 뛰었습니다. 무려 '4수' 만에 프로 무대를 밟게 된 겁니다. 지금까지 두 선수를 꾸준히 지켜본 삼성화재는 팀 전력 보강을 위해 과감한 선택을 했습니다.

제경목은 "포기 안 하게 도와준 주변 사람들과 부모님, 항상 사랑한다"며 가슴 벅찬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현승도 "삼성화재 감독님과 구단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 지금까지 지도해주신 지도자 분들께 감사하고,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습니다. 재수생에게도 기회를 준 삼성화재의 선택은 실업팀에서 프로 무대를 꿈꾸며 구슬땀을 흘리는 선수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됐습니다.

유병민 취파용 리사이징

● 취업률 66.7%…KOVO '안도의 한숨'

이번 드래프트에는 11개 대학교, 2개 고등학교 출신과 재신청자 4명을 포함해 총 39명이 참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수련선수 포함 26명이 프로 구단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취업률은 66.6%로 2019-2020 시즌(69.76%)과 비슷하고, 역대 최저인 33%를 기록한 여자부보다 두 배 높은 수치입니다. 여자부에서 최악의 취업 한파를 겪은 연맹은 양호한 남자부 취업률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프로에서 통할 기량을 갖춘 선수가 적었다'는 평가를 받은 여자부와 달리 남자부 선수들은 즉시 전력감으로 손색없을 정도로 기량이 출중한 선수들이 많았다는 평가입니다. 남자부 한 관계자는 "구단마다 다르겠지만 전체적으로 세대교체의 시기가 다가오는 것도 이번 드래프트에서 취업률이 높은 이유 중 하나인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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