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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식당 앞 대기자만 4천 팀…중국 국경절 '인산인해' 백태

중국은 10월 1일부터 8일까지 8일간 국경절 연휴입니다. 국경절은 1949년 10월 1일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을 선포한 날로, 우리의 설에 해당하는 춘절, 5월 1일 노동절과 함께 중국의 3대 '황금 연휴' 중 하나입니다. 보통은 주말 포함해서 7일간 연휴인데, 올해는 중추절까지 겹쳐 휴일이 하루 더 늘었습니다. 코로나 사태 때문에 해외로 못 나가는 데다, 중국 본토는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면서 많은 중국인이 국내 여행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동안 여행이 자유롭지 않았던 데에 대한 일종의 '보복 여행'인 셈입니다. 여기에 더해, 중국 정부마저 전국 1천500여 곳의 명승지 입장료를 받지 않거나 할인해주는 등 국내 여행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위축된 경제를 국내 여행과 소비 활성화로 회복시키겠다는 구상입니다. 중국 관영매체 등에 따르면, 연휴 절반인 10월 1일부터 4일까지 중국 전역의 여행객은 4억 2천여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중국 당국은 오는 8일까지 6억 명의 중국인이 여행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중국 광저우의 한 식당 앞에 줄 선 대기자들의 모습. 질서 유지를 위해 경찰까지 나섰다.

● 식당 번호표에 1만 번…대기자만 4천 팀

이렇다 보니 중국 관광명소는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유명 식당가도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습니다. 중국 SNS에는 식당 앞에서 줄을 선 사진, 자신이 받아 든 식당 대기표의 사진이 여럿 올라왔습니다.

10월 2일 중국 네티즌이 SNS에 올린 식당 대기표 사진. 자기 앞에 3천533 팀이 기다리고 있다고 돼 있다.

한 네티즌이 10월 2일 오후에 올린 대기표 사진에는 자기 앞에만 3천533팀이 기다리고 있다고 돼 있습니다. 다른 네티즌은 식당 앞에 '4천 팀 이상이 줄을 서 있다'고 올렸습니다. 이 네티즌은 '이 얼마나 미친 짓인가'라는 글도 함께 적었습니다. 이 밖에도 자신이 받아 든 번호표가 '1만 번이 넘어갔다', '식사하기까지 3시간 넘게 기다렸다'는 글들도 올라왔습니다.

'현재 식당 앞에 4천 팀 이상이 줄을 서 있다'는 글이 적혀 있다.

● 춥고 비도 오는데 사람은 많고…"진퇴양난"

안후이성에 있는 '중국의 명산' 황산에서 10월 4일 촬영한 영상도 SNS에 올라왔습니다. 황산은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으로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이 날 황산에는 비가 왔고, 거의 모든 관광객이 비옷을 입었습니다. 영상에서 관광객들은 깎아지른 절벽 옆 좁은 통행로로 줄을 지어 이동하고 있습니다.

10월 4일 중국 황산의 모습. 관광객들이 좁은 통행로로 줄을 지어 이동하고 있다.

문제는 관광객들이 몰리다 보니까 중간에 되돌아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높은 산인 데다 비까지 와서 추웠을 테고, 어린아이들도 있어 도중에 돌아 가고 싶은 관광객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관광객 통제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중간 진·출입로를 모두 막아놓은 상황. 설상가상으로 중국 당국은 국경절 연휴 직전 황산의 하루 최대 입장객 수를 2만 5천 명에서 3만 7천500명으로 50% 늘렸습니다. 연휴 기간 관광객이 몰릴 것에 대비했던 것입니다. 한 네티즌은 "정말 집에 가고 싶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그냥 앞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고 했습니다. 중국 매체는 이 상황을 놓고 '진퇴양난'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쓰촨성 청두시에 있는 고대 명소 '두장옌'에서는 내비게이션 오류에 따른 교통 혼잡이 빚어졌습니다. 중국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한 내비게이션이 두장옌의 주차장 위치를 매표소 위치로 잘못 안내했던 것입니다. 급기야 두장옌 측은 '두장옌에 오는 관광객들은 이 내비게이션을 사용하지 말 것'을 촉구했고, 이 내비게이션 업체 측은 10월 5일 오류를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쓰촨성 두장옌 가는 길. 차들이 엉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10월 6일 중국 본토에서 51일째 코로나19 환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환자에 포함하지 않는 무증상 감염자는 5일 하루에도 31명이 나왔습니다. 국경절 연휴 기간 '대이동'이 일어나고, 뉴스로 접하는 영상을 보더라도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다닥다닥 붙어있는 관광객들이 많습니다. 국경절 연휴가 끝나고 다시 코로나19가 중국에서 확산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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