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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서건창 선배님! 그때 김지찬이 바로 저예요"

[취재파일] "서건창 선배님! 그때 김지찬이 바로 저예요"
삼성 신인 내야수 김지찬은 6년 전 이천 모가중 신입생으로 야구부 '주전자 담당'을 맡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팀이 해체 위기를 맞아 야구를 그만둘 뻔했습니다. 당시 SBS '궁금한이야기Y'를 통해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고, 이승엽(SBS 해설위원)과 김광현(세인트루이스), 황재균(KT wiz) 등 프로야구 스타 선수들의 응원 메시지가 이어졌습니다.

작고 빠른 김지찬은 2014년 당시 200안타를 위해 맹렬히 달려가고 있던 서건창(키움 히어로즈)을 가장 좋아했습니다. 서건창을 보며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는데요. 서건창은 그런 김지찬에게 영상 메시지로 힘을 불어넣어줬습니다.

"지찬아 네가 형을 좋아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중학생이고 아직 어리지만 지금처럼 최선을 다하고 즐기면서 하다 보면, 언젠가 너도 누군가에게 닮고 싶은 선수가 될 수 있거라 생각하니까 열심히 해 파이팅!" 서건창의 메시지를 받은 김지찬은 깜짝 놀라면서도 함박웃음을 지었습니다.

많은 응원 속에 모가중 야구부는 해체 위기를 넘었고, 라온고에 진학한 김지찬은 청소년 국가대표까지 뽑힐 정도로 실력이 쑥쑥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삼성의 지명을 받아 당당히 프로 무대를 밟았습니다. 163cm 최단신이지만 뛰어난 수비와 빠른 발, 신들린 번트 실력으로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김지찬은 '자신의 우상' 서건창을 프로 무대에서 만나게 되자 너무 떨렸습니다. 그래서 아직 말도 걸지 못했습니다. 김지찬은 "저를 기억 못 하실 거 같아서, 그냥 시합 중에 2루 베이스에 계시면 인사만 했어요. 6년 전 영상 메시지 이야기는 하지 않았고요. 그 영상편지를 받고 더 힘이 나서 그 계기로 더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나요"라고 말했습니다.

서건창 선수, 김지찬 선수

김지찬이 6년 전 그 소년이라는 얘기를 들은 서건창은 깜짝 놀랐습니다. 그는 "거기까지는 시간이 지나서 몰랐어요. 6년이 됐으니까. 영상을 다시 봐야 '이게 지찬이었구나'하고 알 거 같아요. 시합 때 만나도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제가 그때 그 김지찬입니다'이라고 말 못 할거 같아요. 이렇게 보니까 감회가 너무 새롭네요"라고 했습니다.

서건창은 자신의 영상편지가 누군가에게 큰 힘이 됐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다음에 만나면 자신이 먼저 인사를 하겠다며 웃었습니다. 그는 "저도 어느덧 지찬이와 10살 넘게 차이가 나네요. 다음에 만나면 제가 먼저 조금 먼저 말도 걸어보고 얘기해야겠어요. 지찬이는 시합을 해보니 굉장히 눈에 띄더라고요. 스무 살이 저 정도 한다는 건 프로 세계에서 굉장히 선택받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하는 모습 그대로 마음만 잃지 않고 한다면 지찬이도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지 않을까요"라고 말했습니다.

당부의 말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굉장히 오래된 일이기도 하고. 작고 그냥 초등학생 같은 모습인데 세월이 지나서 같은 경기장에서 뛰고 플레이하는 걸 보니까 형이 최선을 다했던 게 보람을 느끼는 거 같고. 너도 프로의 길에 들어섰기 때문에 누군가의 훌륭한 후배들의 멋진 롤모델이 되길 바랄게, 건강하고, 중요한 건 안 다치고 열정을 잃지 않고 야구장에서 봤으면 좋겠다. 파이팅!"

서건창의 응원을 받은 김지찬은 쑥스러워하면서도 6년 전 그 미소를 다시 지었습니다.
"서건창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6년 전, 영상편지 받고 그 계기로 제가 더 열심히 해서 이 자리에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때 정말 감사했고. 야구장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키움과 삼성은 내일부터 대구에서 주말 2연전을 치릅니다. 서건창과 김지찬이 그라운드에서 반갑게 인사 나누는 모습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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