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한 달 택배 4천 개, 배달대행까지…그는 왜 'n잡러'가 되었나?

[SBS스페셜] 부린이와 동학개미 : 요즘 것들의 재테크 ②   

2030 세대들이 재테크에 매달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6일에 방송된 'SBS 스페셜'에서는 '부린이와 동학개미 : 요즘 것들의 재테크'라는 부제로 저성장, 제로금리, 집값 폭등으로 가혹한 현실의 벽을 뛰어넘기 위한 부린이와 동학개미의 사투를 조명했다.

이른바 패닉 바잉 시대가 왔다. 패닉 바잉이란 집값 상승에 불안과 공포를 느껴 적극적으로 주택 매수에 나서는 현상을 말한다.

이에 많은 이들이 영혼까지 끌어서 대출을 받아 집을 구매하고 영원히 집을 더 이상 월급에 목숨을 걸지 않고 투자가 재테크가 될 수밖에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30대들을 부동산 시장으로 끌고 왔다. 이에 올 상반기 거래량 중 60% 이상이 30들의 거래로 드러났다. 이에 전문가는 "다시는 주택을 구입하지 못할 거라는 불안감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이에 정부는 23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그럼에도 집값은 연일 상승하고 있다.

20대 여성은 지인의 권유로 빚 3억을 들여 원룸을 구매했다. 이에 이 여성은 한 달 대출금만 80만 원 이상을 내야 하는 상황. 무리한 투자라고 생각했던 이 투자는 단 두 달여 만에 2억 원의 이익을 냈다. 3억짜리 원룸이 단 두 달 만에 5억으로 상승한 것.

이에 현금 3억 원을 모았지만 서울에서 집 구하기를 포기한 한 남성은 "이런 부분 때문에 노동 의욕이 떨어지는 것 같다.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서 돈을 모아도 모든 것이 다 부질없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노동의 가치는 무색해지고 자본을 빌려 투자하는 레버리지 효과가 승리하는 시대. 그러나 2030 세대는 이런 시스템에 적응해가고 있었다. 모든 돈을 다 끌어 모아서 산 가격보다 오르는 것이 분명해 잃는 것이 없다는 걸 청년들이 빨리 알아버린 것.

이에 2030 세대는 성장에 대한 확신이 있는 주식이나 주택 투자라는 재테크에 젊음을 투자하고 있었다.

N 잡러 26세 남성은 낮에는 택배 배송, 밤에는 배달 대행 기사가 되어 24시간을 숨 가쁘게 보냈다. 휴식도 제대로 취하지 못하는 그는 "택배도 하는 만큼 배달도 하는 만큼 버는 거라서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이렇게 해서 돈을 모으고 있다"라며 이렇게 돈을 모으는 이유를 제집을 갖기 위함이라 밝혔다.

그는 "층 아파트에 가고 싶은데 돈이 있어야 꿈을 꿀 수 있지 않냐. 그래서 돈부터 모으자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거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는 "돈을 모아서 건물을 산 다음에 세를 받고 매년마다 수입을 늘려서 노동을 해서 얻는 수익보다 투자 소득이 많아지면 노동을 끝낼 생각도 있다"라고 밝혔다.

올해 1분기 주식거래 활동계좌 중 20-30대의 비중은 무려 50%에 육박했고, 서울 아파트 매입 역시 30대가 7개월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코노미스트 홍춘욱 씨는 밀레니엄 세대들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요즘 젊은 층들은 한탄이 먼저 나오고 질문이 나온다"라며 "희망을 가질 권리조차 박탈당한 암울한 세대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어느 정도의 종잣돈이 만들어진 다음에는 그게 굴러가면서 스노우볼이 된다. 그런데 처음에 만든 시드 머니를 단단하게 설계해서 만들지 않으면 흩어진다. 굳건하게 견디게 위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멘탈을 갖고 시드 머니를 어떻게 굴릴지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30살 종환 씨는 지금의 위기가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는 자신이 소유한 빌라는 세를 주고 자신은 반지하 원룸에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에 종환 씨는 "몸테크를 하고 있는 거다"라며 "난 누워서 잠잘 공간만 있으면 된다"라고 말했다.

몇 해 전까지도 욜로를 즐겼던 종환 씨는 과거의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그는 "그건 욜로가 아니고 네 인생을 저당 잡히는 거다. 그렇게 계속 살면 은퇴하고 나서도 삶을 피폐하게 살고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지금의 이런 고생이 몇 년 후의 자신의 순위를 높이는 행위가 될 것이라 더 나아질 미래를 꿈꿨다.

현금의 가치가 계속 하락하고 있는 지금, 안전자산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은에 투자하는 한 남성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작년 7월에 천만 원을 들여서 은을 모두 구매했다. 그리고 그가 구매한 은은 현재 기준 6,700만 원의 이익을 냈다.

투자 시작 전 모든 계획을 치밀하게 세운 이 남성은 약 800년 간의 금 가격 변동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했고 자신의 투자 시나리오를 짰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시나리오대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과정에서 주위의 곱지 않은 시선도 견뎌내야 했다.

이 남성은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버는 게 아니라 돈놀음으로 버느냐 라는 시각이 많았다. 자본주의는 기본적으로 내가 가만히 있으면 내가 밀려나게 되어 있다"라며 "10년 뒤 100만 원은 10년 후 다른 가치가 된다. 별로 관심이 없더라도 투자에 대한 공부를 하고 관심을 갖는 게 좋을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수입의 70%를 주식 투자를 하고 있다는 20대 여성은 "자본주의는 누가 빨리 깨닫느냐의 싸움이다"라며 "월급만으로 생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미국 일본 중국 등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젊은이들의 주식 투자. 이에 전문가는 "코로나 19 사태 이후로 자산시장 충격이 오면서 유동성 공급이 급격히 늘어났다. 시중 유동성이 증가하는 효과들이 기반을 조성한 측면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동학 개미의 선전이 보도되면서 빚까지 끌어다 투자를 한 것이 16조에 달하는 상황.

한 남성은 이 시기에 3개월 만에 8천만 원의 손실을 봤다. 그는 "주식을 하다 보니 본업을 망각하게 된다. 창업보다 주식으로 얻는 게 크다는 생각이 들면서 본업에 집중할 수 없었다. 그래서 2년간 하던 장사를 주식 손해만 본 다음 결국 폐업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동학 개미들에게 "빠른 길로 가기 위해 위험한 투자를 지향한다면 결과는 좋지 않을 것. 충분한 준비를 하고 다시 일어설 대비는 해야 한다"라며 "그리고 투자를 망설이는 이들은 투자를 하지 말라"라는 조언도 잊지 앉았다.

수많은 집이 있지만 집을 쉽게 살 수 있던 시절은 없었다. 200억 자산가에게도 이는 마찬가지였다.

슈퍼 개미 200억 자산 보유 개인투자자 김정환 씨는 자신이 원하는 자유를 얻기 위한 길은 주식 투자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남들보다 더 간절한 삶을 살았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는 최근 동학 개미들을 위해 실시간 방송을 시작했다. 오늘 하루의 시황을 분석해 젊은 세대들과 소통하고 있었던 것.

그는 "부동산 가격 폭등, 취업난에 경제적 자유를 얻고자 하는 젊은이들이 직장에서 월급만 받아서는 부자가 될 수 없기에 분노의 투자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불안감으로 마지막 동아줄을 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라고 동학 개미들에 대해 말했다. 또한 그는 "요즘 세대는 습득이 빠르다. 많이 배운 세대라서 습득이 빨라서 놀랍게 성장한다"라며 "돈이라는 게 한번 풀리면 무섭게 팽창이 된다. 팽창 초기에 젊은이들이 제때에 잘 들어왔다. 좋은 기업을 발굴해서 투자를 한다면 신인류의 부자들이 나올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코노미스트 홍춘욱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초조할 필요 없다. 막차를 놓쳤다고 해서 버스가 다시 오지 않는 것이 아니다. 기다리면 다음 날 또 온다"라며 "그리고 당장 죽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 20년에서 40년까지 투자할 수 있다. 아니 더 오래 투자할 수 있다"라며 희망을 잃지 말라고 당부했다.  

(SBS funE 김효정 에디터)   

▶[부린이와 동학개미①] "지금 아니면 못 살까봐"…불안함에 '영끌 매매'하는 30대
▶[부린이와 동학개미③] "저축으론 부자 못 돼" "빌려서 투자"…재테크, 마지막 '동아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