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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앞으로도 돈 계속 푼다'…미국발 신호탄 명암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함께합니다. 권 기자, 밤사이 미국에서 전 세계 돈의 흐름에 영향을 끼칠 만한 중요한 발표가 있었다고요?

<기자>

네. 미국의 중앙은행이 우리 주식시장을 비롯해서 세계 금융시장이 요즘 제일 궁금해하면서 기다린 계획을 밤사이에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른바 평균물가안정 목표제라는 것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힌 겁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 앞으로 미국은 물가가 어느 정도 오르더라도, 그러니까 인플레이션이 좀 나타난다고 해도 돈을 많이 돌게 하는 지금의 정책을 유지한다, 금리도 한동안 계속 안 올릴 거다, 이걸 공식화한 겁니다.

미국이 추구하는 물가상승률은 늘 연 2% 수준인데요, 앞으로는 이 목표를 장기 평균으로 달성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니까 한 1, 2년 있다가 물가상승률이 3%, 또는 그 이상이 되더라도 그전에 불황으로 2%를 한참 밑돌았던 요즘 같은 때와 평균 내서 2만 되면 된다, 이게 평균물가안정 목표제입니다.

즉 요즘처럼 돈을 많이 풀어서 시중에 유동성이 계속 넘치게 되면 달러 한 장 한 장의 가치가 떨어지는 바람에 실물 가격이 좀 오를 수 있겠죠. 그래도 웬만하면 금리를 안 올리겠다는 겁니다.

미국은 물가가 좀 오를 거 같으면 금리를 미리 올리면서 신경 써 온 나라이기 때문에 굉장히 파격적인 정책 수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게 우리한테도 왜 중요하냐면 미국이 돈을 계속 풀고 금리를 안 올리면 우리도 계속 돈을 풀고 금리를 낮게 유지하기 쉬워집니다.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그렇습니다.

앞으로도 유동성으로 경기를 띄워보려는 노력은 우리를 비롯해서 상당 시간 전 세계적으로 계속된다, 간밤에 그렇게 확정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물경제는 엉망인데 주가만 오르거나 물가가 오르거나 부동산 같은 자산 가격에 거품이 생기는 부작용도 일부 나타날 수 있지만 그래도 돈은 계속 푼다, 이걸 공식적으로 얘기한 겁니다.

이미 이런 걸 오늘(28일) 발표할 거 같다고 시장에 소문이 파다했기 때문에 큰 폭은 아니지만요. 밤새 뉴욕증시도 대체로 또 올랐고요. 한국 증시도 오늘 오르면서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근데 이 얘기를 좀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렇게라도 돈을 계속 풀어야 할 만큼 경제가 쉽게 살아나지 못할 거라는 얘기도 될 텐데, 실제로 어제 한국은행도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3%인가요? 확 낮춰 잡았죠?

<기자>

네. 지난 5월이 최신 전망이었는데요, 그때 한국은행의 성장률 전망치는 -0.2%였습니다. 그때보다 큰 폭으로 또 1% 포인트 넘게 낮췄습니다.

무엇보다 지난 3월보다 더 큰 규모의 코로나 확산세가 나타나고 있는 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난 5월은 한국의 코로나 확산세는 잡히고 있다는 상대적인 자신감이 있었을 때죠.

수출이 중요한 우리 경제의 특성상 전 세계가 코로나로 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었던 게 문제지만, 우리 자체적으로는 하반기에 내수도 살아나고 경제적으로 반등할 태세를 갖출 거라고 봤을 때의 숫자가 -0.2였습니다.

그런데 국내 타격이 지금까지 생각해 온 것보다 훨씬 클 것이 확실합니다. 국제기구들에서 내놓는 성장률 전망 중에서 제일 최근에 나온 것은 OECD의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였습니다.

이달 초까지 -0.8%를 전망했는데요, OECD의 그 전망치는 지금 나타나고 있는 코로나 재확산세를 생각하지 않았던 숫자입니다. 코로나가 계속 확산한다면 OECD도 올해 우리 성장이 -2%는 될 것으로 봤습니다.

<앵커>

이 전망치들이 사실 거리두기 3단계를 예상하지 않은 그런 부분이기 때문에 지금 고려하고 있는 3단계가 되면 정말 심각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기자>

네. 거리두기 3단계는 우리가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수준의 봉쇄 조치죠.

수출이나 대외교류도 기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데 내수가 그야말로 얼어붙는 상황을 3단계까지 실시한다고 하면 피하기가 힘들 겁니다. 활동 축소도 축소지만 코로나 확산세가 길어지는 것도 큰 걱정입니다.

올해 -1.3% 이 전망은 세계적으로 코로나 확산이 내년 중반 이후 진정되고 우리의 재확산 추세는 올 초 수준에서 그치는데 그걸 지금 하고 있는 2단계 거리두기로 가능하게 한다고 봤을 때를 가정한 겁니다.

이번 재확산 사태가 올 겨울까지 계속 이어진다고 하면 올해 성장률은 -2.2%까지 떨어지고, 내년에도 1.2% 성장하는데 그칠 거라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외환위기 이후로 올해 22년 만에 처음 역성장하게 될 건 확실하고 이제 그 고통의 정도가 문제인 겁니다.

앞으로 우리 경제정책이나 통화량에 대한 결정도 계속 달라지는 전망에 따라서 수정되거나 후속으로 나오게 될 텐데요, 한국은행은 어제는 기준금리를 지금의 0.5%에서 동결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 금리도 더 낮출 수 있다고 시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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