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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OECD "한국 경제 타격 적다"…장기엔?

<앵커>

화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난 2분기가 우리 경기의 최저점일 것이라고 기대 섞인 예상을 했었는데, 사실 지금 상황 보면 또 어떨지 약간 걱정이 됩니다. 우리 경제 장기전망에 대한 보고서들이 지금 여러 개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지금 코로나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서 걱정인데 그렇지만, 그래도 우리가 코로나 재유행을 막는다는 전제 하에서는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올해 타격이 적을 나라로 꼽힙니다.

지난주에 OECD가 한국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한 이야기입니다. OECD 회원국 중에서 한국이 가장 잘 버티고 있는 편이라고요.

굉장히 반가운 얘기였는데요, 사실 그 보고서를 전반적으로 보면 장기적인 미래에 대해서는 걱정되는 이야기도 실려 있었습니다.

우리 경제의 활력이 구조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전망을 내놨거든요. 앞으로 40년 간 한국의 잠재성장률 수준이 연평균 1.2%에 그친다고 분석한 것입니다.

지난 15년 동안의 잠재성장률 연 평균치인 3%의 절반도 채 안 되는 수준입니다. 지난해도 한국의 실제 경제성장률은 2%를 가까스로 달성한 정도이기는 하지만요.

상황이 안 좋아서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최대치 목표 달성이 안 됐다, 이렇게 분석해 왔습니다. 말하자면 '머리는 좋은데 올해 공부할 여건이 안 돼서 성적이 안 좋았다' 이런 학생 같다는 것이죠.

잠재성장률, 우리의 모든 부문에서 최대치를 발휘하면서도 물가는 자극하지 않는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정도, 이것이 지금까지는 3%는 된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OECD가 앞으로는 그것도 어려울 것이다, 한국이 할 수 있는 최고를 달성한다고 해도 앞으로 40년 동안 연간 1% 조금 넘는 수준씩 성장하는 데 그칠 수 있다는 추정을 내놓은 것입니다.

<앵커>

왜 그렇게 보인다고 하던가요?

<기자>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힙니다. 흔히 경제성장률에 대해서 얘기할 때 크게 3가지 요소를 봅니다. 그 중 하나가 사람, 노동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올해가 한국인으로 태어나는 사람보다 사망하는 사람이 더 많은 인구절벽 첫 번째 해가 될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죠.

25세에서 49세까지 이른바 핵심 생산가능 인구는 이미 10년 전부터 줄어들고 있는 추세기도 합니다. 그래서 OECD가 우리나라 노동시장에 단골로 내놓는 조언들을 이번에도 같이 내놨습니다.

고령화는 정해진 상황이니까 경력 단절 여성처럼 숙련도 높은 여성들의 고용률을 높이는 정책을 펴고 고령자들의 일자리 질도 개선해야 한다, 그리고 청년들은 직업교육을 잘 시켜서 가능하면 노동시장에 효과적으로 신속하게 진입하게 하면 좋다, 이런 조언들입니다.

단골 조언이고 익숙하게 들은 얘기이지만 그만큼 절실한 문제고요, 또 새겨듣지 않으면 진짜 경제 성장하기 힘들어지는 때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기도 합니다.

<앵커>

정말 현실로 닥치기 전에 무엇인가를 하기는 해야 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그래서 노동 외에도 우리 경제의 민간 투자를 확실히 활성화해야 한다. 그런 것을 촉진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더욱더 나오고 있습니다.

어제(17일) 보험연구원에서 나온 한 보고서가 이 점을 특히 지적하고 있는데요, 성장하는 데 필요한 3가지 요소 중에 아까 말씀드린 노동, 이것이 현실적으로 지금 제일 큰 문제로 닥치고 있으니까 나머지 두 가지 요소, 즉 자본과 생산성이 더 중요해집니다.

생산성은 당연히 높을수록 좋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가시적으로 빠르게 끌어올리기는 참 어렵죠.

그래서 민간 투자가 조금이라도 더 늘어나게 해서 자본을 충분히 쌓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그나마 가장 현실적인 접근이라는 것입니다.

한국이 가까운 미래에 일하던 직원 3명 중의 1명은 못 나올 예정인 공장 같은 상황인 것이죠.

그렇다면 최신 기계라도 들여놔야 남은 직원 2명이서 최소한 지금 생산량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지겠고요, 앞으로의 생산성도 고민해볼 토대가 생길 테니까요.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 때문이라고 쳐도 사실 최근 몇 년간 투자도 만성적으로 부진해지는 모습을 보였던 것이 걱정이라고 이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올해 경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고 있는데요, 결국 이것도 이 공공 투자도 민간 투자가 활성화되도록 토대를 마련하고 환경을 개선하는 데 집중돼야 효과가 있을 거라고 봤습니다.

정부가 지금 추진하고 있는 경제 정책 중에서는 그린뉴딜, 친환경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이 민간금융에도 장기 투자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꼽았습니다.

[이태열/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과거 '잃어버린 10년'의 일본에서 보는 것과 같이 정부 주도 투자가 민간으로 이어지지 못하면, 결국 재정건전성만 악화하고 잠재성장률 보완하는 데는 실패하게 된 사례도 있기 때문에요. 앞으로 우리 자본의 확충은 민간 부문 투자가 얼마나 활성화되고 장기화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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