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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방 무너질 때까지 몰랐다…계측장치 없는 저수지들

<앵커>

역대 가장 길었던 이번 장마에 제방이 무너지고 물이 넘친 저수지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저희 취재 결과 저수지 수위를 계측하는 장치가 아예 없었던 곳이 상당수였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수도권만 해도 그런 저수지가 수백 곳에 이릅니다.

한주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폐허로 변한 마을에 복구작업이 한창입니다.

피해 발생 열흘이 넘었지만, 여전히 어디가 논이고 밭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입니다.

[이종진/경기도 이천시 산양리 이장 : 저게 포도밭이거든요. 보시다시피 흔적도 없지 않습니까. 저기 원두막 뒤로 (묘목) 네 주 살아 있습니다.]

저수지 제방이 무너지면서 6만 톤 물이 순식간에 덮친 겁니다.

당시 많은 비에 물러진 제방을 높은 수압이 안쪽에서 밀어내면서 결국 둑이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습니다.

이 저수지에는 최소한의 경보장치인 수위계측장치가 없었습니다.

제방 붕괴 위험을 미리 판단하기 힘들었던 겁니다.

문제는 이런 저수지가 수두룩하다는 점입니다.

자동 수위계측장치가 없는 저수지는 경기도에만 200곳이 넘습니다.

주로 시나 군이 관리하는 규모가 작은 저수지들이지만, 집중호우가 늘면서 언제든 재해로 번질 위험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들을 돌아봤습니다.

수도권 서북부 16개 저수지에 수위계측장치가 설치돼 있는데 초음파 수위 측정기에서 수량 정보가 실시간으로 들어옵니다.

방류작업도 원격으로 운영돼 빠른 대처가 가능합니다.

[최재철/한국농어촌공사 강화 지사장 : (집중호우가 예보되면) 저희가 사전에 저수율을 80%로 지속적으로 낮추고 배수관문도 계속 비워놔야 침수피해가 예방이 됩니다.]

지자체들도 도입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막대한 비용이 부담입니다.

[김보라/경기도 안성시장 : 기본적으로 수위계측장치와 (수동) 비상 수문이 필요한데요. 한 곳에 1억 4천만~5천만 원의 설치비가 들어갑니다. 시군 단위에서 독자적으로 하기에는 힘듭니다.]

경기도는 중앙정부에 저수지 관리 시설 확충을 위한 지원을 긴급 요청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명구, 영상편집 : 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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