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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中 돼지고기 가격 상승에…사고 현장서 7톤 도난

중국에서는 최근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한 사건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교통사고였습니다. 8월 4일 새벽 5시쯤, 중국 동부 장쑤성 옌청시를 지나던 화물트럭이 고속도로에서 추돌사고를 당했습니다. 이 트럭은 냉동 돼지고기 10톤을 싣고 상하이에서 산둥성으로 운반하던 중이었습니다. 사고로 트럭에 실려있던 돼지고기가 고속도로는 물론, 육교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교통사고가 난 고속도로에 냉동 돼지고기가 떨어져 있다.
화물트럭에 실려 있던 냉동 돼지고기는 고속도로 육교 밑으로도 떨어졌다.

이후 육교 근처 마을 주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아무도 떨어진 돼지고기를 주워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 주민이 가져가자, 다른 주민들이 앞다퉈 가져갔다고 현장에 있던 트럭 운전사는 전했습니다. 자전거와 오토바이까지 동원됐고, 운전사가 약탈 행위라고, 가져가지 말라고 큰소리로 외쳤지만 소용없었다고 합니다. 운전사는 육교 밑으로 내려갈 수도 없어 주민들이 가져가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했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돼지고기 주변으로 모여들고 있다.
주민들이 떨어진 돼지고기를 가져가고 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트럭에 실려 있던 400상자 10톤 분량의 냉동 돼지고기 가운데, 267상자 7톤 분량이 사라졌습니다. 30만 위안, 우리 돈으로 5천100만 원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운전사는 결국 경찰에 신고했고, 사고 발생 닷새 뒤 경찰은 7톤 중 일부를 회수했다고 밝혔습니다. 회수된 양이 얼마인지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한 마을 주민은 "며칠이 지난 상태이기 때문에 일부 주민은 이미 돼지고기를 먹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떨어진 돼지고기를 자전거 등으로 가져가는 모습

이 사건을 바라보는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은 다양합니다. "도와주기는커녕 약탈하다니"와 같이 주민들의 행태를 비판하는 댓글이 많지만, "사람의 심리상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첫 사람이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댓글도 있습니다.

● 中 7월 돼지고기 가격, 전년 대비 85.7% 상승

이번 일은 최근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 급등과도 무관해 보이지 않습니다. 9일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농업농촌부가 중국 전역의 500개 공판장을 상대로 돼지고기 가격을 조사한 결과, 5월 말 1kg당 45.98위안(7천816원)이었던 돼지고기 가격이, 7월 말 55.50위안(9천435원)으로 올랐습니다. 두 달 새 20% 넘게 상승한 것입니다.

작년과 비교하면 돼지고기 가격 상승 폭은 더욱 커집니다. 10일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올해 7월 중국 소비자 물가가 전년 대비 2.7% 상승했는데, 이 가운데 돼지고기는 전년 대비 무려 85.7%나 올랐습니다. 중국 언론은 최근 남부지방 양쯔강 유역을 휩쓴 홍수 피해로 돼지고기 공급량이 줄어든 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돼지고기 소비가 줄었다가 최근 코로나19 진정세로 다시 돼지고기 소비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 中, 전 세계 돼지고기 소비량의 49.3% 소비

중국인의 돼지고기 사랑은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인들이 먹는 육류 중 62.7%가 돼지고기입니다. 2018년 기준 전 세계 돼지고기 소비량의 49.3%가 중국에서 소비됐습니다. 전 세계 생산량의 47.8%가 중국에서 생산되지만, 소비량이 워낙 많다 보니, 중국은 다른 나라에서 돼지고기를 들여오는 순 수입국입니다.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 규모는 전 세계 교역량의 20%나 됩니다.

중국 당국은 "하반기 돼지고기 공급은 개선될 것"이라며 "큰 폭의 가격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물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돼지고기 파동이 번지지는 않을지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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