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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울처럼 쏟아지더니"…폭우가 집어삼킨 보금자리

<앵커>

서울과 경기에 이어서 이번에는 강원도 쪽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접경 지역인 철원에는 오늘(3일) 새벽 거센 빗줄기가 퍼부었습니다. 하천이 순식간에 불어나 어른 가슴 높이까지 물이 차오르면서 마을이 잠기기도 했습니다.

그 현장을 G1 윤수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하룻밤 사이 300㎜ 가까운 장대비가 쏟아진 철원, 그중에서도 피해가 가장 큰 김화읍 생창리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마을 전체가 진흙 범벅이 돼 말 그대로 쑥대밭이 됐습니다.

집기류는 물론 냉장고와 옷장까지도 폭포처럼 들이치는 빗물에 속수무책으로 쓰러졌습니다.

순식간에 물이 무릎까지 차올라 겨우 몸만 빠져나온 것이 새벽 1시쯤이었습니다.

[엄길종/강원도 철원군 생창리 : 쳐다보면서도 아무 조치를 취할 수가 없겠더라고요. 새벽에 누가 올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계곡인지 안방인지 모르게 물이 콸콸대더니 죄다 떠내려가 버렸습니다.

옷도 먹을 것도 없고, 전기는 끊겼습니다.

[전영수/강원도 철원군 생창리 : 집에서 물이 쏟아져 나오는데 개울에서 나오는 거 같아. 난 이런 거 처음 봤어.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 때문에 어려워 죽겠는데….]

자정쯤 시간당 84㎜씩 그야말로 물폭탄이 떨어지면서 인근 남대천 수위는 관측 이래 최고를 찍었습니다.

건물 곳곳에는 이렇게 어른 가슴팍 정도까지 물에 잠겼던 흔적이 선명합니다.

생창리 마을에서만 침수 피해 이재민이 14가구 50여 명입니다.

당분간은 마을회관에서 라면과 생수로 버텨야 합니다.

[이상오/강원도 철원군 생창리 : 우리 영감 아픈 사람 끌고 나오느라고 나 죽을 뻔했어. 여기서 자야지, 어떡해. 한 열흘에서 보름 여기 있어야 할 거야.]

철원군은 군 병력과 소방력의 도움을 받아 복구를 서두르고 이재민에 비상식량과 생필품 등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박종현 G1, 화면제공 : 생창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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