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MBC 기자 동시 소환…"내일 녹취록 전문 공개"

'검언유착' 논란을 부른 '채널A 강요미수 의혹 사건'의 핵심 당사자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구속된 이후 처음 검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검찰은 또 의혹을 처음 보도한 MBC 장인수 기자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습니다.

이 전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의 대화 녹취록 보도를 둘러싼 파문이 커지는 가운데 이 기자 측은 녹취록 전문을 내일(21일)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정진웅 부장검사)는 오늘 오후 2시 이 기자를 구치소에서 소환해 피의자로 조사했습니다.

이 기자는 구속 이튿날인 지난 18일 검찰청사에 나가 사건 주임검사와 면담했습니다.

정식 피의자 신문은 오늘이 처음입니다.

검찰은 이 기자와 한 검사장의 연루 정황을 밝히는 데 수사를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 기자는 수감된 뒤에도 한 검사장과 협박성 취재를 공모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잇습니다.

수사팀은 이 기자의 구속영장에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를 협박하는 데 한 검사장이 공모했다고 적시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공모 정황을 밝히려면 이 기자를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해 영장을 발부받았습니다.

이 기자와 한 검사장은 모두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이 기자의 변호인은 2월13일 두 사람의 대화 녹취록을 일부 공개하며 "이 기자가 편지를 언급한 부분은 오히려 이 전 대표에게 편지를 쓴 것과 관련해서는 한 검사장과 사전에 공모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력히 반증한다"고 말했습니다.

공모했다면 그 자리에서 편지 내용과 발송 시점 등을 논의했어야 한다는 겁니다.

한 검사장도 '이 기자에게 돕겠다는 의미의 말과 함께 독려성 언급도 했다'는 취지의 지난 18일 녹취록 보도가 허위라며 KBS 보도 관계자와 허위 수사정보를 KBS에 제공한 수사기관 관계자, 해당 기사를 유포한 사람들을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습니다.

KBS는 어제 9시 뉴스에서 "기사 일부에서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단정적으로 표현됐다"며 곧바로 사과했습니다.

그러나 한 검사장 측은 "KBS는 고의로 허위 정보를 준 사람이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며 고소를 취소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록 보도를 둘러싼 공방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MBC 뉴스데스크는 오늘 "이 기자가 취재의 목적과 방법을 설명하자, 한 검사장은 '그런 것은 해볼 만하다'고 말한 것으로 검찰 수사팀이 파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이 기자가 "권순정 대검찰청 대변인을 찾아가 '유시민을 수사하고 처벌 받도록 하는 게 취재의 목표'라며 취재 방향에 대한 조언을 구했던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고도 밝혔습니다.

이 기자의 변호인은 "녹취록 전체 취지를 왜곡한 편향된 보도"라며 "대화에 언급된 분들을 비실명 처리해 내일 오후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기자 측은 그동안 신라젠 의혹과 무관하고 특정 인물들에 대한 평가가 담겨 있는 부분은 공개하지 않았다고 설명해왔습니다.

변호인은 "녹취록 공개 후 MBC측은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해주기 바란다"고도 밝혔습니다.

변호인은 또 MBC가 권 대변인을 언급한 데 대해 "구속영장 범죄사실의 구도 및 표현을 토대로 한 것처럼 보인다"며 "주요 피의사실 부분과 관련 증거가 유출된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이 기자의 구속영장에 이 기자와 권 대변인의 면담 사실을 기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수사팀은 오늘 오전 MBC 장인수(44) 기자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습니다.

장 기자는 지난 3월31일 이 기자가 현직 검찰 간부와 친분을 이용해 이 전 대표를 상대로 협박성 취재를 했다는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을 처음 보도했습니다.

보수성향 시민단체 자유민주국민연합은 검언유착 의혹 보도가 허위라며 명예훼손·업무방해 혐의로 MBC 관계자들을 고발했습니다.

장 기자는 후속보도 과정에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측이 신라젠에 65억 원을 투자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