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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피아, 박물관 → 이슬람사원…종교 균형 깨지나

<앵커>

터키의 최대 관광 명소이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성소피아 박물관이 앞으로 이슬람 사원으로 바뀌게 됐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데도 바꾸려는 이유가 뭔지 정준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터키 이스탄불의 성소피아 박물관입니다.

1500년 전 동로마제국 당시 대성당으로 세워졌지만 오스만 제국이 이곳을 점령하면서 성화가 있던 벽을 덧칠해 이슬람 사원으로 개조했습니다.

그런데 1934년 들어선 터키공화국이 세속주의를 선택하면서 성소피아는 기독교나 이슬람교의 종교시설이 아닌 박물관으로 다시 바뀌었습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성소피아는 기독교 유산과 이슬람교 유산이 공존하는 독특한 관광명소가 돼 연간 4백만 명이 찾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박물관이 다시 모스크로 바뀌게 됐습니다.

터키 최고행정법원이 성소피아를 박물관으로 정한 86년 전 결정을 백지화한 겁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즉각 성소피아를 모스크로 개조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리고 오는 24일부터 이슬람 예배를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에르도안/터키 대통령 : 성소피아의 용도를 결정하는 문제는 터키의 주권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터키 정부가 역사를 되돌리려 한다는 비난이 제기됐습니다.

[힐라리온/러시아 정교회 대주교 : 이번 결정은 현대 세계에서 힘들게 유지되고 있는 종교 간 균형을 후퇴시키고, 세계 정교회 신자들에게 상처를 줬습니다.]

터키 정부는 현재로서는 성소피아 건물을 개조할 생각이 없으며 관광객도 계속 받겠다고 밝혔지만 과거 탈레반의 바미안 석불 파괴처럼 종교적 아집이 인류의 문화유산을 또 훼손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말끔히 가시지 않은 상태입니다.

(영상편집 : 장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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